뮤지컬의 역사를 새롭게 쓴 디즈니의 '라이언 킹'이 한국에서 첫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을 펼친다. 오는 11월 대구 계명아트센터를 시작으로 2019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을 거쳐 4월 부산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드림씨어터의 개관작으로 공연된다.
1997년 11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라이언 킹'은 지금까지 20개국, 100여 도시에서 공연되며 무려 9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메가 히트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6년 샤롯데씨어터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펼쳤다.
놀라운 상상력으로 '라이언 킹'을 탄생시킨 연출가 줄리 테이머가 이번 인터내셔널 투어를 이끈다. 제작자인 토마스 슈마허는 "줄리 테이머와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이 방대한 스케일과 아름다움을 인터내셔널 투어로 실현해냈다"며 "이제 브로드웨이에 오지 않고도 오리지널 그대로의 강렬하고, 화려하며, 잊을 수 없는 무대를 만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라이언 킹'은 첫 장면부터 객석을 압도한다. 아프리카 토속 색 짙은 주제곡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붉은 태양이 대지에 떠오르면 기린이 무대 위를 유유히 거닐고, 가젤이 뛰어 다닌다. 객석 통로에서는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형형색색의 새들과 얼룩말, 사슴, 코뿔소, 심지어 거대한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공연장은 그야말로 생명이 태동하고 태고의 신비로움이 넘치는 아프리카 사바나 정글이 된다.
인형극 전문 연출가이자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인 줄리 테이머는 전세계의 다양한 공연 장르에서 아이디어를 모아 새롭고 독창적인 판타지를 창조해냈다. 동물들의 섬세한 동작을 보면 경탄이 절로 나온다. 아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는 '라이언 킹'의 이 오프닝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150년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오프닝으로 선정될 만큼 한번 보면 절대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
팝의 전설 엘튼 존과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를 비롯해 아프리카의 소울을 담아낸 남아공 출신 음악가 레보 엠(Lebo M), 영화 음악의 대부 한스 짐머가 애니메이션에 이어 뮤지컬 음악작업에 그대로 참여했다. '서클 오브 라이프'를 비롯해 흥겨운 리듬의 '라이언 슬립 투나잇(The lion sleep tonight) 등이 유명 넘버다.
'라이언 킹'은 아기 사자 심바가 왕이라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이란 철학적 메시지를 담는다. 사악한 삼촌 스카, 소꿉친구 날라,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 등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심오한 주제를 촘촘한 스토리로 무겁지 않게 담아낸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