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MBC가 세월호 참사 보도 자료를 희화화해 논란을 일으킨 '전지적 참견 시점'에 대해 내부 조사를 종결하고 오늘(16일) 오후 공식 입장을 밝힌다. 그동안 폐지설에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정도로 대중의 분노를 산 '전지적 참견 시점'. 풍전등화와도 같은 MBC는 이번 결과 발표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까.
MBC는 16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위원회 활동이 종결됐다. 조사결과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오늘(16일) 오후 2시 MBC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전지적 참견 시점'은 지난 5일 방송에서 이영자가 어묵 먹방 에피소드를 고백하는 과정을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과 함께 MBC에서 보도된 속보 뉴스 영상을 자료로 사용했다. 문제는 당시 사용된 속보 자료 영상이 세월호 참사 때 방송됐던 MBC 뉴스 자료였던 것. 시청자는 방송 직후 전 국민에게 슬픔과 충격을 안긴 세월호 참사 보도를 예능으로 희화화한 '전지적 참견 시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이를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의 경솔함을 비난했다.
특히 시청자의 분노가 컸던 이유는 MBC가 '전지적 참견 시점' 전에도 비슷한 종류의 사건이 종종 발생했고 그때마다 MBC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MBC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왜곡 보도로 전 국민으로부터 공분을 샀는데 이번 '전지적 참견 시점'마저 논란에 휩싸여 시청자의 분노가 배로 커진 것. 그동안 논란을 정면 돌파하지 않고 흐지부지 넘어간 MBC에 대해 참을 만큼 참았던 시청자의 불만이 폭발한 셈이다. 적폐와 폐단을 청산하고자 지난해 12월 최승호 사장 체제로 개편된 MBC는 시청자에게 변화된 MBC를 계속해서 어필했지만 이번 '전지적 참견 시점' 마저 논란에 휩싸여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에 MBC는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를 자료로 사용한 것에 사과했고 최승호 사장까지 나서 잘못을 시인하며 재발을 방지하겠다 약속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MBC는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를 자료 화면으로 사용하게 된 경위와 내막에 담긴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구성, 프로그램을 면밀히 조사하겠다 입장을 밝혔고 조사위원으로 MBC 기획편성국 조능희 본부장을 위원장으로 선정, 오세범 변호사, MBC 경영지원국 고정주 부국장, MBC 예능본부 전진수 부국장, MBC 홍보심의국 오동운 부장, MBC 편성국 이종혁 부장 등으로 구성해 제작 관련자들을 모두 소환, 부적절한 화면이 프로그램에 사용된 경위를 조사했다. 또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세월호 유족 측에 이번 조사 참여를 요청하는 등 투명한 조사에 초점을 맞춰 내사에 착수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는 MBC에 프로그램 폐지를 운운했고 여기에 더 나아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지적 참견 시점 프로그램 폐지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 글을 게재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렇듯 전국민적 공분을 산 '전지적 참견 시점'. 폐지 요청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MBC가 마침내 오늘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후 MBC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위. 조사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사건이 발생된 경위, 사건 이후 후속 조치,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밝힐 계획. 이 과정에서 '전지적 참견 시점' 폐지설에 대한 부분도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MBC 내부적으로는 이번 '전지적 참견 시점' 사태에 대해 고의가 아닌 과실로 보고 있다고. 폐지가 아닌 속죄와 재발 방지 약속으로 가닥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과연 MBC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지적 참견 시점'을 폐지할지, 혹은 속죄 후 방송을 재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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