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욱일기 논란'에 휩싸인 스티븐 연이 논란 이후 첫 공식 일정을 앞두고있다. 한국 영화 기자들을 포함해 외신이 집중하고있는 '칸'에서다.
13일 영화 '버닝' 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스티븐 연과 '버닝' 팀은 17일로 예정됐던 칸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욱일기 논란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은 칸에서 있을 '버닝'의 첫 공식 일정이자 스티븐 연이 '욱일기 논란' 이후 처음으로 기자들을 만나는 지라게 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해당 논란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는 여전히 결정된 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자들이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질 경우 스티븐 연 역시 어떠한 답을 할지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는 바. 논란 이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될 공식 석상에서 스티븐 연이 논란과 관련한 이야기를 언급하고 지나갈지도 관심이 쏠린다.
스티븐 연은 지난 11일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인 '메이햄'을 연출했던 조 린치 감독이 자신의 SNS에 올린 '욱일기 셔츠를 입은 소년'의 사진을 보고 좋아요에 해당하는 '하트'를 누른 것. 한국계 배우인 스티븐 연이 전범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점에 대해 대중은 크게 분노했고 논란까지 일었던 바 있다.
이에 스티븐 연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스티븐 연은 "최근 제 동료의 어린시절 사진과 관련, 사진 속 상징적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실수를 만들었다. 저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으신 분들에게 사과드린다. 저 역시 한국 역사의 참담했던 순간과 관련된 모든 메시지, 이미지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않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가 저의 모든 생각과 신념을 단정 짓는 것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영문으로도 해당 사건에 대한 글을 남겼다. 스티븐 연은 영문을 통해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엄지선가락으로 스와이프(페이지 넘기기) 한 번, 엉뚱한 곳에 도착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을 스크롤 한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속 세상은 허술하다. 불완전한 플랫폼을 이용해 우리를 표현한단 점이 슬프다"고 표현했다. 사과문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스티븐 연은 사과문 게재 이후 40여 분 만에 삭제했다.
성신여자대학교 서경덕 교수는 스티븐 연의 사과문과 관련한 자신의 해석을 내놓으며 일침을 놨다. 서 교수는 "한국어 사과와 영어로 된 사과가 확연히 다른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면서 '인터넷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했는데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교수는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10여년 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저로서는 이번 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도 정말 실수였다고, 이번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다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스티븐 연은 자신이 출연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의 공식일정을 위해 칸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대중들의 관심 역시 이어지고있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