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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맞고, 퇴장 당하고...SK 억울한 사구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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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도 먼저 맞혀야 하나.

SK 와이번스 투수 신재웅이 퇴장을 당했다. 조금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신재웅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7-0으로 앞서던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서 이형종을 사구로 내보낸 뒤 퇴장 명령을 받았다.

신재웅의 초구가 이형종의 엉덩이를 강타했고, 오훈규 구심은 신재웅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그라운드에 뛰어나와 격렬하게 항의했다.

힐만 감독 입장에서는 억울했다. 상황 자체가 신재웅이 고의를 사구를 던지지 않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신재웅의 공도 통상적으로 나오는 고의적인 빈볼과는 달랐다. 비교적 덜 위험한 부위인 엉덩이쪽으로 날아갔다. 투수가 악의적으로 빈볼을 던질 경우 엉덩위 위를 겨냥한다. 힐만 감독이 보기에는 몸쪽으로 공을 던지려다 공이 지나치게 몸쪽으로 들어갔다고 봤을 것이다. 공에 맞은 LG 이형종도 큰 반응 없이 보호장구를 풀고 1구로 뛰어나갔다.

하지만 심판진이 퇴장을 내린 건 보복성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SK가 억울한 건 이 보복성 의심을 LG 때문에 받았다는 것이다. 7회 나온 LG 고우석의 사구 때문이었다. 고우석은 정의윤에게 만루포를 허용하고 0-7로 점수가 벌어지자 이날 4안타를 친 노수광을 상대로 초구에 사구를 맞혔다. 빠른 직구고 노수광의 등을 때렸다. 신재웅 사구와 비교하면 훨씬 위험한 공이었다. 평소 투지 넘치는 노수광도 고의성이 의심됐는지, 한참이나 고우석쪽을 바라봤다. 물론, 고우석이 고의로 노수광을 맞혔는지 단언할 수는 없다. 선수 본인만 알 수 있다.

먼저 얻어맞고, 보복성 사구로 퇴장까지 당했으니 SK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심판진의 생각이었다면, 신재웅에게 1차 경고를 주고 또다시 몸쪽으로 공이 오거나 사구가 나왔다면 그 때 퇴장 조치를 내리는 게 현명했을 듯한 장면이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