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연상엽)이 전범기(욱일기) 논란에 대해 사과한지 40여분 만에 글을 내렸다. 사과글 속에는 자신을 비난한 네티즌들을 향한 불쾌감도 숨어있었다.
스티븐 연은 13일 자신의 SNS에 "최근 제 동료의 어린 시절 사진과 관련, 사진속 상징적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실수를 만들었습니다. 저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으신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저 역시 한국 역사의 참담했던 순간과 관련된 모든 메시지, 이미지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가 저의 모든 생각과 신념을 단정짓는 것에 큰 슬픔을 느낍니다"라는 사과글을 올렸다.
스티븐 연은 지난 11일 자신의 출연작 '메이헴'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이 자신의 SNS에 올린 '전범기 셔츠 소년'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날 스티븐 연은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한 것. 하지만 스티븐 연은 부정적인 댓글이 쏟아지자 사과글을 올린지 40여분 만에 삭제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스티븐 연의 한글과 영문의 내용이 달랐다는 점이다. 영문의 둘째 문단은 사과문이라기보단 불쾌감이 가득한 스티븐 연의 심경고백에 가깝다. 스티븐 연은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을 보여준다. 엄지손가락으로 스와이프(페이지 넘기기)한번, 엉뚱한 곳에 도착하거나,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을 스크롤한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속의 세상은 절대 온전하지 않다. 불완전한 플랫폼을 이용해 우리를 표현한다는 점이 슬프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의 전범기 논란에 대해 '단순한 실수일 뿐 의도는 없었다.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는 뜻으로 보인다.
스티븐 연은 오는 17일 개봉하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에서 벤 역을 맡았다. '버닝'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오는 16일 오후 뤼미에르 극장에서 첫 공식 상영될 예정이다.
'워킹데드'를 통해 유명세를 탄 스티븐 연은 한국인 부모 아래서 자라났으며, 5세 때 캐나다로 이민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이어 올해는 '버닝'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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