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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불안한 골문, 기량만 따지면 '송붐' 송범근 WC행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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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신태용호의 전력이 점점 헐거워지고 있다. 여기에 골문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오는 14일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할 태극전사들의 얼굴을 공개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할 35명 예비명단이지만, 23명+α로 굳어진 분위기다. 신 감독은 그 동안 실험과 관찰을 통해 선수 구성을 머릿속에 정리했고 2~3개 포지션에 플러스 알파를 적용해 부상선수들의 회복 정도를 보고 명단 교체를 결정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중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다. 신 감독은 김해운 A대표팀 골키퍼 코치의 의견을 100% 신뢰하고 있다.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김승규(빗셀 고베)-김진현(세레소 오사카)-조현우(대구) 체제가 공고하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으로만 따지만 모두 자격 미달이다. 울산 시절 "저건 골이네"라고 망연자실하던 순간 탁월한 순발력으로 막아내던 김승규는 올 시즌 유독 실수가 잦다. 낙하지점 포착, 선방력에서 과거만큼 특출함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을 포함해 A매치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지만 볼처리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진현도 마찬가지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부터 울리 슈틸리케 전 A대표팀 감독의 총애를 받았던 김진현은 신 감독 부임 이후 모로코와의 친선경기와 동아시안컵 1경기 출전이 전부다. 김진현은 수비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실패로 실점을 내주는 경우가 많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선 김진현 대신 조현우가 떴다.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 첫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를 경험한 조현우는 동아시안컵 2경기와 터키 전지훈련 기간 몰도바전에 출전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실망스런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어린이날 열린 경남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팀 추격 의지를 스스로 꺾어버렸다. 조현우는 상대 진영에서 높게 띄워 문전으로 보낸 공을 페널티박스 밖으로 나와 컨트롤하려고 했지만 실패해 공이 자신의 몸에 맞고 쇄도하던 말컹 앞에 떨어졌다. 결국 조현우는 말컹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최후의 보루' 골키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실수 중 하나였다.

골키퍼 전문가들은 "월드컵은 경험이 중요하다"며 입을 모은다. 때문에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김승규와 김진현이 뽑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 번째 골키퍼는 다르다. 신 감독은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가장 적합한 대상이 있다. '송붐' 송범근 전북 골키퍼(21)다. 사실 올 시즌 기량적으로만 따지면 송범근이 가장 앞선다. K리그 11경기에 출전, 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실점이 적은 건 송범근만의 산물을 아니다. 그러나 송범근의 수많은 슈퍼세이브도 연출됐다. 어린 나이지만 두둑한 배짱으로 형들을 리드하는 능력도 향상되고 있다. 송범근은 조영욱(서울) 전세진(수원)과 함께 안정환-고종수-이동국 이후 20년 만에 나타난 'K리그 신 트로이카'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20세 이하 월드컵을 제외하고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점이 다소 약점이긴 하지만 서드 골키퍼로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신 감독과 협회 수뇌부는 차세대 주전 골키퍼를 A대표팀 서드 골키퍼로 키워왔다. 월드컵이란 무대는 실제로 뛰지 않아도 훈련과 벤치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는 장이다. 어느 대회가 됐든지 3명의 골키퍼가 경쟁하는 구도는 없었다.

특히 송범근은 아시안게임 대표 자원이다. 생애 첫 월드컵을 경험할 경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자신도 모른 사이 큰 자신감이 생겨나 있을 것이다.

송범근이 신태용호에 막판 승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