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1군에 돌아온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활약이 대단하다.
구자욱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전에서 4-4 동점이던 9회초 2사 2루에서 좌중간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KT 구원 투수 이종혁이 1B2S에서 던진 4구째 144㎞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렸다. 홈 승부를 예상해 전진 수비에 나섰던 KT 외야진 수비를 완전히 가르고 좌중간 펜스까지 굴러간 완벽한 2루타였다. 이날 경기 초반 3-0으로 앞서가다 6회와 8회 두 차례나 KT에 동점을 내줬던 삼성은 구자욱의 결승타에 힘입어 시즌 첫 3연승에 입맞춤 했다.
이틀 연속 활약이다. 구자욱은 8일 KT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활약으로 팀의 9대4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수비에서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놓치며 대량 실점 위기를 자초했지만, 팀이 위기를 잘 넘기자 부담을 털고 타석에서 맹활약했다. 6회 1루 땅볼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어 몸을 날려 내야안타를 만들어낸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구자욱은 지난 4월 6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열흘 정도 전력에서 빠졌다가 돌아올 것으로 보였는데, 예상보다 몸 상태가 안 좋아 공백이 길어졌다. 지난 한 달간 구자욱은 재활치료, 재활훈련을 거쳐 퓨처스리그(2군)에서 경기 감각을 점검했다. 지난 3일, 5일 퓨처스리그 2경기에 출전해 4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끌어 올렸다.
구자욱은 "몸 관리를 잘 했어야 했는데 (부상은) 내 잘못이다. (2군에서) TV를 보며 경기를 볼 때마다 열심히 하는 형들의 모습을 보며 많이 미안했다. 앞으로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군에서 중심이동 등 타격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게 도움이 됐다. 좀 더 공을 편안하게 칠 수 있게 됐다"고 타격감을 설명했다. 부상 복귀전 맹타에 이어 이튿날에도 결승타를 쳐내면서 자신의 다짐을 그대로 지켰다. 구자욱의 결승타에 힘입어 삼성은 지난해 7월 23~26일 이후 10개월여 만에 시즌 3연승에 성공했다.
구자욱은 경기 후 "자신 있는 스윙을 하자고 생각했는데 2S 이후 스윙이 크다고 생각해 무조건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이는데 집중했다"고 안타 순간을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순간에 의미있는 타점을 올려 기쁘다. 무엇보다 팀이 이긴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