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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스크럭스에게 '운 좋았다'고 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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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럭스는 하늘에 고마워해야 돼."

NC 다이노스 타선은 지난 2일 올 시즌 들어 가장 뜨겁게 폭발했다. 특히 홈런포가 6개나 터지며 부슬비 내리는 창원 마산구장의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덕분에 NC는 넥센 히어로즈에 13대8로 역전승을 거두며 최근 계속된 침체 분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렇게 타선의 대폭발로 승리한 덕분인지 NC 김경문 감독의 표정도 전보다는 편해보였다. 3일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타석에서 싸우려고 해야 한다. 어제 경기에서도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많이 나왔다"며 맹타를 휘두른 타선의 적극성을 칭찬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6회말에 날린 3점 홈런에 관해서만은 좀 다른 평가를 내렸다. 슬며시 미소를 띈 채 "스크럭스 저 친구는 하늘이 도왔다. 완전히 럭키한 홈런이다"면서 "원래는 나도 (외야에서)잡힌다고 봤는데, 계속 떠서 가더라. 어제 바람이 좌측 외야 밖으로 강하게 분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즉 제대로 힘이 실린 타구가 아니었지만, 바람을 타고 날아가서 홈런이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날 중계방송에 측정된 스크럭스 홈런 타구의 발사각도는 무려 '50도'나 됐다. 일반적으로 홈런이 잘 나오는 각도(25~30도)에 비해 지나치가 큰 각도다. 보통 이런 각도로 타구가 출발하면 멀리 뻗기보다는 높이 떴다가 외야수에게 잡히기 십상이다. 그래서 김 감독 역시 처음에는 플라이 아웃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

이는 상대팀 넥센 장정석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장 감독 역시 "정타가 아니라 외야에서 잡힐 줄 알았는데 그게 계속 떠가더니 홈런이 되길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스크럭스의 타구는 이날 우측에서 좌측 외야 담장 너머쪽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절묘하게 타고 날아간 끝에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아무리 바람의 영향이 있었다고 해도 홈런은 홈런이다. 김 독은 "최근 스크럭스가 계속 부진했는데,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다. 스크럭스가 이런 분위기를 잘 살려주길 바란다"고 반전의 실마리를 찾기를 촉구했다. 스크럭스는 2일 경기까지 타율 2할2푼1리, 6홈런 17타점으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