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제구와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으며 걱정을 샀던 한화 이글스 외인투수 키버스 샘슨이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벌이며 기대 만큼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어엿한 1선발이라고 좋을 만큼 안정세가 뚜렷해졌다.
샘슨은 지난 1일 대전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6안타 3실점으로 잘 틀어막으며 6대5 승리를 이끌어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샘슨의 안정세는 스트라이크존 적응과 제구 안정, 직구 스피드 증가, 그리고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완급조절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이날 경기전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저번에 120구를 던지고 4일 쉬고 내보냈는데 그게 좋았던 것 같다. 본인의 흐름대로 갔다. 힘에선 문제가 안된다"면서 "구종도 다양한데다 이제는 안정세가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샘슨은 지난달 7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동안 2안타와 6볼넷으로 2실점하며 고전했다. 그날 120개의 공을 던진 것이다. 그리고 5일 뒤 나선 12일 KIA전에서 6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시즌 첫 승을 안았다. 당시 "4일 휴식 후 등판이 본인에게 맞는다"고 하면서 호투를 보여준 것이다.
무엇보다 이날 LG전에서 확인된 것은 샘슨이 여러가지 구종을 통해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이다. 직구 구속이 최고 151㎞까지 나왔고, 꾸준히 140㎞대 후반을 찍었다. 직구의 일종인 투심도 7개를 섞었다. 여기에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이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그가 던지는 변화구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 무려 4가지나 된다. 특히 포크볼의 경우 한화 입단 후 송진우 투수코치의 권유로 던지기 시작했는데, 금세 알짜배기 무기로 만들었다. 이날 LG전에서는 직구 35개, 슬라이더 25개, 체인지업 23개, 커브 9개, 투심 7개, 포크볼 4개를 각각 던졌다. 변화구 구사 비율이 59.2%나 됐다. 탈삼진 6개의 결정구는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했다.
샘슨은 4-1로 앞선 4회초에는 김현수 채은성 유강남을 모두 슬라이더로 제압하더니, 5회에는 김용의, 양석혼, 강승호를 각각 체인지업, 슬라이더, 직구로 결정구를 던져 삼자범퇴로 막았다. 6회에는 집중 3안타를 맞고 2실점했지만, 2사 1루서 유강남을 142㎞짜리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면했다.
그는 "같은 구종을 연속 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제구도 괜찮다"면서 "송진우 코치님이 포크볼을 던지라고 해서 던지는데, 많이는 아니지만 간간히 던진다.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조금씩 변화구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150㎞ 안팎의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전담'이나 다름없는 포수 지성준과의 찰떡 호흡이 샘슨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