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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 7이닝 무실점 듀브론트 "그동안 적응의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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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가 국내 데뷔후 최고의 피칭을 했다.

듀브론트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6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2-0으로 앞선 8회초 진명호로 교체되며 시즌 첫 승을 위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팀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7경기만에 국내 첫 승을 신고했다.

듀브론트는 이전 6경기서 4패에 평균자책점 7.53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딱 1차례 뿐이었다. 듀브론트가 등판한 경기서 롯데는 1승5패로 부진했다. 롯데가 초반 꼴찌까지 떨어지게된 이유에는 듀브론트의 부진이 있었다. 린드블럼이 두산으로 이적해 데려온 듀브론트는 롯데의 1선발로 기대를 모았으나 개막후 실망만 안겼다. 구속도 140㎞ 초반에 머무른데다 제구마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KIA 타선에 위기를 맞았지만 끝내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1회초 1사후 2번 나지완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아 첫 위기를 맞았지만 3번 김주찬과 4번 최형우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잘 넘기면서 좋은 흐름을 잡았다.

2회초에도 1사후 6번 정성훈에게 좌측의 2루타를 맞았지만 이후 범타로 실점하지 않더니 점점 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주자를 내보내는데 이상하게 잘 막았다. 5회초까지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듀브론트에게 희망이 생겼다.

6회초엔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상대편의 실수까지 나오며 무실점이 이어졌다. 선두 버나디나의 안타와 도루에 신본기의 실책이 더해져 1사 1,3루가 됐다. 4번 최형우의 타구가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며 안타가 되는 듯했지만 달려온 우익수 손아섭이 노바운드로 캐치해 2아웃. 이때 3루주자 버나디나가 홈으로 들어와 1-1 동점이 됐다. 그런데 5번 안치홍 타석에 앞서 듀브론트가 3루로 던졌고, 나광남 3루심은 버나디나가 3루를 밟지 않고 홈으로 리터치를 했다고 아웃을 선언했다.

6회말 번즈의 2루타로 1점을 더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듀브론트는 7회까지도 나섰다. 듀브론트가 7회에도 마운드에 선 것이 한국에선 처음이다. 선두 5번 안치홍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6번 정성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7번 이범호를 2루수앞 병살타로 처리해 마지막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이날 듀브론트는 확실히 좋아진 구위를 보였다. 직구 구속이 1회부터 7회까지 140∼145㎞를 꾸준히 유지했다. 직구는 27개로 27%에 불과. 140㎞대의 투심(34개)과 커터(15개), 커브(13개), 체인지업(8개) 등을 함께 던지면서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했다.

듀브론트가 이전 6경기서 던진 582개 중 스트라이크가 341개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58.6%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은 97개 중 68개가 스트라이크로 70.1%의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을 보였다.

스트라이크 중에서 루킹 스트라이크가 14개였고, 헛스윙이 14개, 파울이 22개였다. 헛스윙과 파울이 36개나 됐다.

그만큼 제구가 좋았고, 공의 구위와 움직임이 좋았다는 뜻이다.

듀브론트는 그동안의 과정이 적응이라고 했다. "KBO의 흐름에 익숙해지는 시간과 5일 쉬고 6일째 던지는 루틴에 적응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듀브론트는 "결과보다는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경기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라고 했다. 듀브론트는 이날의 호투에 특별히 바뀐게 없다고 했다. "오늘은 전략적으로 특별한 것은 없었다. 앞의 경기와 같게던졌는데 결과만 좋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특별히 언급한 것은 포수와의 호흡. "최근 3경기에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는 스스로도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포수 나종덕과의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듀브론트가 퇴출까지 거론되는 상황속에 5월의 첫 등판에서 드디어 1선발다운 피칭을 했다. 롯데로선 분명 기분좋은 5월 출발이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