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상태를 우선 잘 살펴봐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자세로 선발 투수 최원태의 복귀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비록 팀이 하위권에 빠져 있더라도 최원태는 올 시즌 풀타임으로 활용해야 할 선발의 주축이기 때문이다.
최원태는 올해 비록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2승)보다 패배(4패)가 더 많지만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번 등판 중 3번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채웠다. 특히 지난 4월18일 고척 NC다이노스전에서는 8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는 등 9이닝을 완투해냈다. 이날 1실점으로 끝내 패전투수가 됐지만, 최원태는 완투를 통해 선발로서 한 단계 진화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다음 등판에서도 안정감을 보인 점에서 드러난다. 보통 젊은 투수들의 경우 호투 이후 등판에서 난타당하는 경우가 있다. 18일 경기에서 최원태에 맞서 8이닝 무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따낸 NC 정수민이 다음 등판인 24일 대구 삼성전 때 불과 2⅓이닝 만에 7실점으로 무너진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원태는 24일 잠실 LG전 때도 6⅓이닝을 7안타 3실점으로 잘 버티며 연속 QS를 달성했다.
그런데 이렇게 착실히 넥센 토종 선발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하던 최원태가 잠시 호흡을 고르고 있다. LG전 이후 어깨에 통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원태는 당초 예정이던 4월29일 고척 SK전 등판을 한 번 건너 뛰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엔트리에서 제외돼 재활에 들어가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내부적으로는 한 차례 등판 일정을 거르고 휴식과 컨디셔닝을 통해 다시 정상적인 몸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원태는 언제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르게 될까. 이 문제에 관해 넥센 장정석 감독은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7위로 내려앉은 팀 사정을 감안하면 당장 다음 로테이션 순서인 5일 수원 KT위즈전에 넣어야 하지만, 우선적으로 선수의 상태를 살펴본 후 결정할 방침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선수가 한 시즌 내내 건강하게 버텨주는 게 낫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원태는 지난해에도 9월초 어깨 통증으로 인해 시즌을 조기 마감한 전력이 있다. 장 감독이 최원태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관해 장 감독은 "최원태가 언제 선발로 나올 지는 우선 트레이닝 파트의 상태 보고를 들은 뒤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와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 중요한 건 불펜 피칭을 한 뒤 선수가 통증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여기까지 문제가 없다면 그 후에 등판 날짜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약간의 이상이라도 있다면 등판 일자를 다시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