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해민(26)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대도(大盜)'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빠른 발 뿐만 아니라 주루 센스까지 겸비해야 가질 수 있는 도루왕의 타이틀을 가질 만한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박해민의 발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4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가져갈 기세다. 28일 현재 박해민은 9차례 도루를 성공시키며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4경기서 도루를 추가하지 못했음에도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경쟁구도가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32도루(박해민 40도루)로 부문 2위에 올랐던 로저 버나디나(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심우준(KT 위즈·이상 6도루), 박건우(두산 베어스·4도루) 등 경쟁자들이 주춤하다. 작년 도루 25개로 3위에 올랐던 손아섭(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1개의 도루에 그쳤을 뿐이다. 올 초 KT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던 이대형은 아직 1군 무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나경민(롯데 자이언츠)은 2군 무대에 머물고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팀당 144경기를 소화하는 시즌 일정상 선수 개개인이 체력, 부상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부상 위험도가 큰 도루보다는 타격으로 승부를 보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즌 일정이 계속된다고 해도 도루 경쟁이 격화될 지는 미지수다. '타고투저' 시즌이 계속되면서 리그 추세가 도루보다는 '한방'으로 기운 상황이다. 2016년 경기당 도루는 평균 1.47개였으나 지난해 1.08개로 급감했다. 28일 현재 경기당 평균 1.32개의 도루가 나오며 지난해보다는 회복세지만 시즌이 계속되며 하락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와 다르지 않은 '발야구'를 보여주고 있는 박해민이 올 시즌에도 웃을 가능성이 꽤 높다고 볼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