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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게임개발, 넥슨-블리자드-MS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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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게임개발 방법은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 등을 거친 넥슨의 박종천 플랫폼 부본부장은 2018년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넥슨과 블리자드,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문화를 비교하며 효율적 개발이 무엇인지 10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이번 강연은 박종천 부본부장이 하드코드(HARD CODE)라는 책의 분석과 본인의 경험이 요약된 것으로, 강연에 소개된 사례가 해당 회사의 개발 방향성과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미리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스케줄을 짠다. 스케줄에서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PM에게 맡긴다. 단순히 개발자들만 있다 보면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게임 품질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오랜 기간 게임을 개발한 베테랑이 많다 보니, 경험으로 PM이 하는 일을 커버한다. 다만 최근에는 블리자드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많은 인력을 데려와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는데 힘쓰고 있다.

넥슨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PM이 존재하며, 제품을 작고 빠르게 만드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방식으로 개발한다. 특히 1년 계획을 세우더라도, 3개월 간격으로 지속적인 점검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겉보기와 달리 내부에서 굉장히 빠른 개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블리자드는 단순하다. 게임의 재미에 집중한다. 대신 베테랑이 많아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넥슨은 3주에 1번 제품을 출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Confluence, Jira, CI/CD 등의 툴을 활용한다. 개발 환경도 많은 신경을 쓴다. 박 부본부장은 "툴이나 환경, 배포 등 순수 개발 이외의 것이 갖춰져야 개발자들의 개발 속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며 개발환경 이외의 투자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미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수가 참여하는 미팅을 지향한다. 블리자드는 노 미팅 데이(No Meeting Day)를 만들어 개발자들이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넥슨은 필요할 때 빠르게 할 수 있는 Ad-Hoc 미팅(복도에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을 적극 활용한다.

개발자와 QA와 관계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MS는 QA가 중요한 이유로 3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개발자가 만든 소프트웨어는 버그가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QA가 개발자와 다른 통계적인 관점에서 제품의 퀄리티를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기술에 포커싱하는 개발자와 달리 QA는 제품과 고객에 포커싱하기 때문에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블리자드는 게임 QA와 테크니컬 QA를 따로 두고 있다. 게임 QA는 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체크하는 역할을 하며, 프레임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테크니컬 QA가 담당한다. 넥슨은 임베디드(Embedded) QA를 활용해, 초기 개발 단계부터 마무리까지 QA가 개발자의 파트너로 함께한다.

이어서 엔지니어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소개도 진행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엔지니어의 발전을 위해 관리자와 관계가 중요하다. 즉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좋은 사람을 많이 알고, 같이 일하며, 도움을 받았을 때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남을 돕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과정이 관리자와 엔지니어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블리자드는 사내 이동이 많은 편이다. 전체 채용의 30%가 내부에서 이뤄진다. 다양한 경험으로 개발자들은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한다. 넥슨은 개인이 열심히 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각 팀에 책임과 권한을 준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2~3주에 한 번씩 면담을 진행한다.

성장은 이처럼 외부적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개발이다. 박 부본부장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Always Consult Before Deciding). 함께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진정한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이다."라며 성장에 중요한 요소로 소통을 꼽았다.

블리자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을(Embrace Your Inner Geek) 중요시한다. 이를 위해 여러 사내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넥슨은 전문 코치가 엔지니어와 면담을 갖고 개인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상담해준다.

또한 조직의 변화를 강조했다. 조직에 개편이 없다면 그 조직은 오래가지 못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하나를 완성하면 팀을 모두 개편할 정도로 큰 변화를 맞이하며, 블리자드는 지속적인 사내 인력 이동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넥슨은 단순히 조직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 제품, 조직, 기술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작은 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끝으로 "조직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변화'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라는 말을 꺼냈을 경우 큰 반발을 맞이할 수 있다. 변화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천천히, 하지만 깊은 바닥부터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변화가 없는 조직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게임인사이트 김동준 기자 kimdj@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