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히트는 타자가 피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한 경기서 1, 2, 3루타 뿐만 아니라 홈런까지 모두 달성해야 한다. 실력과 운 모두 따라야 하는 까다로운 기록이다. 타격감은 물론이고 4차례 타석에 서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상대 수비수들의 송구를 피해 2, 3루까지 내달릴 수 있는 빠른 발과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도 갖춰야 한다. KBO리그에선 통산 24명이 이 기록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월 3일 로저 버나디나가 24번째 사이클링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LG 트윈스 김현수가 프로 데뷔 후 첫 사이클링 히트 작성에 실패했다. 김현수는 2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루타와 3루타, 홈런까지 기록했으나 안타 하나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사이클링히트 작성을 이뤄내지 못했다.
팀이 0-1로 뒤진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온 김현수는 삼성 선발 팀 아델만이 던진 3구째 직구를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3회말에 다시 선두 타자로 타석에 선 김현수는 좌중잔 담장까지 흐르는 타구로 3루타를 만들어낸데 이어 6회말 2루타까지 추가하면서 사이클링 히트 도전 요건을 충족했다.
8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현수가 다시 타석에 들어서자 LG 응원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김현수는 삼성 좌완 언더핸드 투수 임현준이 던진 초구를 그대로 공략했으나 타구는 힘없이 1루수 방향으로 흘렀고, 베이스 커버한 임현준이 공을 넘겨 받아 아웃카운트를 잡아 김현수의 기록 달성은 좌절됐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