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평생을 4남매의 아빠로만 살아온 '같이 살래요' 유동근이 한 남자로, 사랑을 꿈꾸기 시작했다. 신중년의 나이에도 심장은 살아있었다고 가슴을 친 몰입도 높은 연기는 시청자들의 높은 공감을 이끌었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에서 이미연(장미희)에 대한 마음을 쉬이 드러내지 않던 박효섭(유동근)이 처음으로 진심을 고백했다. 언제나 아빠의 편에서 아빠를 믿어주던 큰 딸 선하(박선영) 마저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황에 힘들어하던 효섭. 아빠를 믿어달라는 부탁에도 이미 속이 상할 대로 상한 선하의 반대가 컸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고향에 돌아와 효섭의 마음을 휘저어놓은 미연. 3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거침없고 당당한 미연의 성격은 여전했다. 그런 미연의 당찬 모습을 좋아했던 효섭은 "나랑 사귀자", "나랑 살래?"라고 고백해오는 미연에게 다시금 마음을 빼앗겼고, 자신도 모르게 미연을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미연을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자식들 다 시집, 장가보내고, 가끔씩 손주들 보며 혼자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효섭. "다들 그렇게 사니까. 늙으면 그렇게 죽은 듯이 살아야 하니까"라는 아빠의 삶 외에는 생각해본 적 없던 그가 미연을 만나고 달라졌다. 죽은 듯이 있을 줄만 알았던 가슴에 설렘을 느낀 것이다.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려 희생해왔던 20대를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자식들 보며 살라는 선하. 그러나 효섭은 "왜 죽은 듯이 살아야 하는 거지? 그러다 병들면 산송장처럼 살다가 죽는 건가?"라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중년의 삶에 물음표를 던졌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 줄 알았어. 근데 지금 이 나이 돼보니까 내 마음이 펄펄 살아있더라. 여기 이놈은 늙지도 죽지도 않아"라고 가슴을 치며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을 전했다.
서러움이 담긴 한마디, 한마디로 순식간에 몰입도를 높인 유동근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도 먹먹한 여운을 전하며, 내 주변을 돌아보게 했다. 4남매의 아버지와 사랑을 꿈꾸는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효섭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같이 살래요' 매주 토, 일 저녁 7시 55분 KBS 2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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