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아내를 폭행했다는 누명은 벗었지만, '미투(Metoo)'를 폭로로 인한 성추문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대한가수협회 박일서 전 부회장과의 법적 공방 역시 골치 아픈 문제. 가수 김흥국이 꼬리를 무는 논란으로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성추문 폭로로 도마에 오른 뒤 폭행설과 상해 등 자극적인 이슈로 난도질을 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단 '아내 폭행설'은 일단락 됐다.김흥국의 소속사는 2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흥국의 부인 Y씨가 최근 남편 폭행 신고건에 대해 관할서에 '사건처리를 원치 않음'을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김흥국은 '아내 폭행설'에 휘말린 바. 경찰은 25일 새벽 2시께 김흥국이 자택에서 아내를 폭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 김흥국 측은 부부싸움 중의 해프닝이라며, "아내가 말다툼 중 홧김에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던 상황. 억울함을 호소했던 김흥국의 입장은 아내가 직접 해명에 나서면서 일단락됐다.
남은 숙제는 성추문, 그리고 박일서와의 갈등이겠다.
김흥국은 지난달 14일 보험설계사 A씨로부터 '김흥국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당시 김흥국 측은 "성추행,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A씨는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 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김흥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신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A씨를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맞고소한 상황이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던 가운데, 김흥국의 추가 성추행 제보가 나오면서 균형은 무너졌다. 김흥국의 오랜 지인이라고 밝힌 이는 "김흥국이 2002년, 2006년 월드컵 당시 마음에 드는 여성을 술자리에서 만나면 도수 높은 술을 먹여 취하게 한 뒤 추행했다"고 주장한 것. 이에 김흥국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 명예훼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26일에는 상해죄로 피소됐다. 대한가수협회 전 수석부회장 박일서가 상해죄 및 손괴죄로 김흥국을 경찰에 고소한 것. 김흥국 측은 "난동을 제압하다 벌어진 일"이라며 "전형적인 흠집내기"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배경은 이렇다. 김흥국을 고소한 박일서는 그룹 도시의 아이들로 데뷔해 활동했으며 대한가수협회 부회장으로 역임했던 인물. 김흥국은 "박일서가 김흥국에 대한 흠집내기를 이어왔다"고 주장하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로 법적 대응 중이었다. 최근 협회에서도 제명을 당한 상태라고. 이런 상황 속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가수협회 지부장 회의가 진행됐고, 사건이 벌어졌다.
김흥국 측 관계자는 26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미 그 분은 협회에서 해임된 사람이었고, 나가달라는 요청에도 나가지 않고 회의를 방해하고 난동을 부렸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 지하에 있는 중국 식당에서 전국 지부장 20~30여 명이 모였고 김흥국 씨가 인사말을 하는 박일서 씨 일행이 난입했다. 갑자기 나타나서 발언을 하겠다고 말했고, 나가 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요청에도 나가지 않아서 서로 밀치는 과정에서 마찰은 있었지만 폭행이라니 황당하다"고 설명했다.
'아내 폭행' 누명은 확실히 벗었지만, 산 넘어 산이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논란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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