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반짝 상승세일까, 아니면 좀 더 기대를 해봐도 될까. 최근 페이스가 좋은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 특히 선발진을 보면 드는 생각이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꼴찌팀인데, 눈을 비비며 다시 보게 된다. 24일까지 26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4차례 나왔다. 넥센 히어로즈(15번)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요즘 성적만 떼놓고 보면, 삼성 선발진은 리그 최강 리그 최강 수준이다.
지난 17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4일 NC 다이노스전까지 7경기,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 3.12. 넥센(2.08)에 이어 이 기간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 2위다. 선발이 7경기 중 6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5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의 호투가 매번 팀 승리로 이어지긴 어렵지만, '선발 야구'가 가능해졌다. 흔히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때 '계산이 서는 야구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요즘 삼성이 그렇다.
들쭉날쭉했던 선발진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 하다. 지난 7경기를 보자. 17~19일 롯데전에 선발로 나선 리살베르토 보니야가 5이닝 3실점, 장원삼이 6이닝 3실점, 김대우가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진 KT 위즈와 주말 3연전에선 윤성환이 6⅓이닝 4실점, 팀 아델만이 6이닝 1실점, 보니야가 6⅔이닝 3실점(2자책) 경기를 했다. 12일 만에 1군에 복귀한 백정현은 24일 NC를 상대로 6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고 시즌 첫승을 따냈다. 백정현은 올 시즌 NC전 2경기, 12⅔이닝 동안 3실점, 평균자책점 2.13를 마크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NC 킬러'다운 면모다.
안정감이 부족했던 보니야가 좋아지고 있고, 4~5선발 김대우 백정현도 믿음을 줬다. 또 고졸 루키 양창섭이 씩씩하게 던져줬고, 임시 선발 장원삼까지 힘을 보탰다.
선발 가용 자원이 늘어 돌발 변수가 생긴다고 해도 대체가 가능해졌다. 올 시즌 선발 등판한 투수 7명이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경험했다. 아델만과 보니야가 각각 3번, 윤성환 백정현 김대우가 2번씩, 장원삼 양창섭이 1번씩 기록했다.
베테랑 장원삼은 18일 롯데전 등판 후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몸 상태를 고려해 충분히 쉬면서 1군 마운드에 오른다. 휴식 차원에서 1군에서 빠진 양창섭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또 재활을 마친 우규민은 퓨처스리그(2군)에서 구위를 다듬고 있다. 우규민은 1군에서 선발, 중간계투가 모두 가능해 기대가 된다.
최근 선발진의 호투가 고무적이지만, 감안해야할 점이 있다. 지난 주부터 롯데, KT, NC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하위권팀이거나 하락세를 타고 있는 팀이다. 이전보다 분명히 좋아지긴 했으나, 조금 더 지켜봐야하는 이유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