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관객들, 그리고 세계적인 시네필들이 사랑하는 '거장' 이창동. 그가 8년만의 신작 '버닝'(파인하우스필름·나우필름 제작)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버닝'을 빛낸 배우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았다. "그는 달랐다"고.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버닝'(이창동 감독, 파인하우스필름·나우필름 제작).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이창동 감독과 함께 작업했다는 사실 자체로 감격스러워했다. 또래 배우 중 가장 독보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가장 빛나는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아인은 차기작으로 '버닝'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내 주제에 뭘 선택하나. (이창동 감독님이) 불러주신다면 가야지"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감독님의 연락을 받고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감독님과 작업하고자하는 의지를 표현했다. 시나리오가 나오고 또 함께 촬영을 하면서 더욱 "이래서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유아인은 이창동 감독의 시나리오는 다른 시나리오와 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는 데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며 "상황이나 인물의 감정이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했다. 종수(극중 배역)의 대사는 많지 않았는데 '이렇게도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만큼 자유로운 시나리오였고 틀에 짜여진 것과 판이하게 달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최고의 인기 미국 드라마 시리즈 '워킹데드'를 시작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스티븐 연도 이창동과의 협업에 대해 남다른 소감을 드러냈다. 그는 '버닝' 출연 이유에 대해 "이창동 감독님이 불러주시면 당연히 가야지 않나. 저도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를 너무 좋아하고 같이 일하는 게 영광이다"며 "정말 꿈에도 이창동 감독님과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난 정말 베리 럭키(Very Lucky)하다"고 말했다.이어 앞서 지난 해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한국 감독으로 이창동을 꼽기도 했던 그는 "'비정상회담'에서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감독님께 전화가 왔고 운명처럼 제자리를 찾아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원래 감독님의 팬이었다. 사람과 세계에 대한 이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감독님이 굉장히 차분하신데 그래서 감독님을 믿게되고, 저도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된다. 감독님의 눈빛도 감동이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스티븐연도 유아인과 마찬가지로 이창동의 영화와 그 속에 캐릭터들이 다른 영화들과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캐릭터를 일차원적으로 연기한다. 그것이 더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며 "하지만 벤(극중 이름)은 달랐다. 그래서 좋았다. 완전히 몰입해서 한국 사람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벤을 연기했다는게 아니라 벤이 된 느낌이라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창동 감독의 6번째 작품으로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유아인, 스티븐연, 전종서 등이 출연하며 5월 17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