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세이브 기회 그리고 1위 순항. 두산 베어스의 진짜 힘은 박빙 승부에서 나온다.
두산은 단독 선두를 순항 중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올 시즌 초반 두산의 경기들이 거의 1~2점 차 이내 접전이 많다는 사실이다.
경기를 매듭짓는 불펜 투수들의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두산은 22일까지 24경기에서 12세이브를 거뒀다. 전체 중 압도적인 성적이다. 2위 LG 트윈스가 7세이브로 격차가 꽤 나고, 세이브가 가장 적은 롯데 자이언츠는 3세이브에 그쳐있다.
세이브를 챙긴 선수들도 다양하다. 전체 1위는 LG 정찬헌(7세이브)이지만, 두산 함덕주가 6세이브로 넥센 히어로즈 조상우, 한화 이글스 정우람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김강률 역시 5세이브로 전체 5위에 해당하고, 곽 빈(1세이브)도 힘을 보탰다. 두산은 김강률을 고정 마무리로 낙점하고 시즌을 출발했으나, 김강률이 부진과 어깨 피로 누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함덕주가 주로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다. 고정 마무리는 아니고, 곽 빈 등 다른 불펜 투수들과 상황에 따라 나눠 마운드에 올라간다.
두산의 세이브가 많은 이유는 그만큼 기회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유독 박빙 승부가 많다는 것은 '기분탓'이 아니라 기록이 증명해준다. 올 시즌 팀 세이브 기회가 37번으로 두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2위로 두산의 뒤를 바짝 쫓고있는 SK 와이번스가 24번의 세이브 기회가 있었고, 리그 평균치는 22번이다. 8승15패로 최하위에 처져있는 롯데는 9번에 불과하다. 승리가 적으니 세이브 기회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
두산이 현재까지 가장 많은 승리(18승)를 거두며 선두에 올라있어 기회가 많기도 하지만, 뜯어볼 수록 강한 뒷문을 확인할 수 있다. 두산은 그동안 역전패가 2번밖에 없었다. 5회까지 리드하고 있을때 12승1패, 7회까지 리드하고 있을 때는 17승무패로 접전 경기를 자주 하고 있지만 절대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는다.
두산은 휴식일이었던 23일 투수 박신지, 포수 박유연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주중 SK 와이번스전에서 마무리 김강률이 복귀할 예정이다. 뒷문이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