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최원태에게 어쩌면 4월은 '지독한 달'인지도 모르겠다. 또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지독한 불운이 또 이어졌다. 6⅓이닝 3실점의 준수한 투구에도 불구하고 패전투수가 될 위기다.
최원태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바로 전 경기의 불운을 깨고 승리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 18일 고척 NC전 때 데뷔 후 가장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8회 1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보여줬던 것. 그러다 1사 후 최준석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면서 대기록이 깨졌고 결국 1점까지 내줬다. 그래도 최원태는 꿋꿋이 9이닝 1실점 완투를 달성했다. 하지만 결국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넥센 타선이 이날 단 1점도 뽑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불운이 또 이어지고 말았다. 호투는 계속됐지만, 마찬가지로 타선도 변함없이 침묵했기 때문이다. 최원태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야속할 듯 하다. 이날 최원태는 7회 1사까지 5안타 2볼넷으로 단 1점만 허용했다. 삼진은 2개를 낚았다. 이 정도면 승리투수가 되기에 부족하지 않은 조건이다. 하지만 넥센 타선은 이날 프로 데뷔 2년만에 처음 1군 선발로 나선 LG 선발 손주영을 상대로 5회 1사까지 1점 밖에 내지 못했다. 뒤를 이은 LG 불펜도 역시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최원태에게 패전 위기가 닥쳤다. 최원태는 7회 1사 후 이형종과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1, 2루에 몰렸다. 투구수가 89개로 많지 않았지만 넥센 벤치는 위기라고 판단해 좌완 김성민과 교체했다. 타석에 좌타자 박용택이 나오기 때문. 여기서 막았다면 적어도 패전은 면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성민이 무너졌다. 박용택에게 싹쓸이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아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이며 승계주자 실점을 하고 말았다. 1점이었던 최원태의 자책점이 순식간에 3점까지 불어났다. 결국 최원태를 공략하지 못하던 LG 타선은 넥센 김성민-조덕길의 계투진을 두드리며 7회말에만 대거 7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최원태의 시즌 4패째가 유력해진 순간이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