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견제, 체력 문제 둘 다 있을 것이다."
초반 너무 뜨거웠던 것일까. KT 위즈 '괴물 신인' 강백호의 방망이가 최근 주춤하다.
개막 1달이 지났다. 개막 후 최고의 스타는 KT 신인 강백호였다. 이름값으로 일찌감치 큰 기대를 모았는데, 개막전 데뷔 첫 타석에서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 모두를 놀래켰다.
이후 무서운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며 "이러다 신인왕을 넘어 홈런왕에도 도전하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조금씩 힘이 빠지고 있다. 3월 7경기에서 4개 홈런을 쳤던 강백호는 4월 18경기 홈런이 1개 뿐이다. 마지막 홈런은 11일 NC 다이노스전. 타율도 3월 7경기 3할7푼이었지만 4월에는 2할3푼1리로 떨어지고 말았다.
김진욱 감독은 꾸준하게 강백호를 2번 타순에 선발 출전시키며 기회를 주고 있다. 체력 관리를 위해 지명타자-좌익수 포지션에 번갈아가며 투입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가 프로에서 풀타임으로 시즌을 치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 감독도 강백호의 하락세에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체력 문제도 당연히 있고, 상대 견제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체력 문제야 풀타임 시즌을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경기 체력을 키워야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보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 견제에는 특별한 대처가 필요하다. 김 감독은 "백호가 개막전 홈런을 치며 각 구단들에서도 분석에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는 '그래봤자 신인인데'라는 생각을 상대 배터리가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철저하게 백호가 약한쪽을 파고 든다"고 말했다. 신인급 선수들이 약점을 보이는 건 역시 변화구. 김 감독은 "몸쪽 꽉찬 공, 그리고 변화구가 계속 들어온다. 직구는 백호가 쳐낸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직구가 들어올 때는 자기 스윙을 하는데, 변화구가 들어올 때는 백호가 자기 스윙을 하지 못하고 일단 맞힌 뒤 특유의 릴리스로 공에 힘을 전한다. 그렇게 쳐도 안타가 될 때가 있지만, 백호가 더 큰 선수가 되려면 변화구에도 타이밍을 맞춰 자기 스윙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당장 이렇게 완벽한 타격을 하는 걸 김 감독이 기대하는 게 아니다. 이상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하는 길을 알려준 것일 뿐, 어린 선수에게 벌써부터 완벽함을 원하는 건 사치임을 김 감독이가장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은 약한 좌익수 수비에 대해서도 "부족한 건 맞지만, 이렇게 성장해야 한다. 김재환(두산 베어스)도 지금은 수비를 제법 잘하지 않나.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이 처음 우익수 자리에 갔을 때 모습을 돌이켜보면, 백호는 지금 잘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