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피스까지 물었다. 빨리 회복하고 싶은 의지가 역력했다.
신태용호의 왼쪽 풀백 김진수(26·전북)는 재활 중이다. 지난달 24일(한국시각)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1대2 패)에서 전반 35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왼무릎에 이상을 느꼈다. 이재홍 대표팀 주치의의 응급치료를 받고 경기장으로 돌아갔지만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나오고 말았다. 더 이상 경기를 뛰면 안되겠다고 판단했다.
조기 귀국한 김진수는 지난 1일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 사회보험병원 하라 박사에게 간단한 치료를 받고 재활방법 등을 협의한 뒤 4일 돌아왔다.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한 김진수 지난 9일부터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일맥의료재단 인애가 의원에서 지옥의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김진수는 23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러닝은 하지 못한다. 통증이 있다. 이번 주까지 운동을 해봐야 한다. 통증만 없으면 뭐든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레이저, 도수치료, 초음파, 충격파 등 할 수 있는 모든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일단 복귀시점을 다음달 9일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왼무릎 근력은 70%까지 올라왔다. 김진수의 재활을 뒤에서 돕고 있는 조력자가 있다. 최주영 전 A대표팀 의무팀장 겸 인애가 의원 원장이다. A대표팀 때 선수들을 치료해준 도수치료를 김진수에게도 적용시키고 있는 최 원장은 "진수는 지난 주부터 근력을 만드는 훈련이다. 많이 호전된 상태다. 근력테스트를 해봐야 하겠지만 느낌으로는 근력이 70%까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최 원장은 "이번 주까지 근력 훈련에 치중한 뒤 몸 상태를 보고 움직임 훈련까지 병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4년 전 김진수는 오른발목 인대 파열로 브라질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그러나 지난 4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한 가지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었다. 김진수는 "유럽생활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K리그 유턴 결정도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유럽에서 1년을 허비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김진수에게는 미션이 하나 더 남아있다. 재활이 끝나더라도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김진수는 "모든 결정은 신태용 감독님께서 하신다. 만약 내가 5월 21일 대표팀 소집부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5월 28일 평가전에 이어 6월 1일 평가전까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복귀한 뒤 풀타임을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경기력이 안되면 대표팀에 민폐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몸 상태부터 최고로 향상시킨 뒤 대표팀에 가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딜레마는 부상 재발이다. 김진수는 "월드컵도 중요하지만 시즌도 중요하다. 너무 서두르다 보면 더 길게 남아있는 선수인생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사실 월드컵을 못나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현실로 이어진다면 한 번 경험해봐서 4년 전보다 아픔은 덜 할 것 같다. 그러나 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된다면 벤치에라도 앉아있고 싶다"며 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월드컵 시즌이 되니 나는 (이)동국이 형, (곽)태휘 형과 함께 '비운의 스타'가 돼 있더라. '월드컵과는 인연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반드시 인연을 맺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김진수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확실한 주전 풀백이 나와야 할 시기라고 했다. 그는 "이젠 경쟁을 하면 안된다. 누가 뛰더라도 정해져야 할 시기다. 지금은 '원팀'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