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게 분석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 여자축구의 '에이스' 전가을(30)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요르단 암만에서 펼쳐진 2018년 요르단여자축구아시안컵에서 5위를 기록, 사상 첫 2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2003년 미국월드컵, 2015년 캐나다월드컵에 이어 역대 세 번째 2019년 프랑스월드컵에 나선다.
험한 길을 이겨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호주, 일본 등 강호들과 B조에 묶여 매 경기 전쟁을 치렀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 호주(0대0), '디펜딩 챔피언' 일본(0대0무)과 무승부를 기록했고, 필리핀과의 5~6위 결정전에서 4대0 완승을 거두며 프랑스 월드컵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전가을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2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뤄서 좋다"며 허허 웃었다.
2007년부터 줄곧 태극마크를 단 전가을은 A매치만 90경기 이상 치른 베테랑이다. 아시안게임, 캐나다월드컵 등에서 무려 35골을 뽑아낸 대표적인 골잡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가을은 그 누구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분석했다.
"사실 아시안컵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프랑스월드컵에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우리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는 거죠."
두 번째 월드컵. 앞으로 1년 동안 차근차근 채워가야 할 것이 많다. "2015년 캐나다월드컵 때는 경험이 부족했어요. 하지만 캐나다 대회를 통해 경험을 채운 건 맞아요. 선수들 능력도 더 좋아졌고. 하지만 공격진영에서는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죠. 냉정하게 분석해야 하지 않을까요."
목표는 명확하다. "꿈은 크게 가져야 하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서 준비를 잘 해야 해요. 캐나다월드컵 때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선수들이 WK리그에서 기량을 발전시키고 잘 준비한다면 프랑스월드컵에서는 16강 이상의 성적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전가을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인천공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