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어 온 바이오주 투자에 주의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바이오주의 상승세가 유독 한국에만 집중된 점 등을 들어 '바이오 버블'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으로 코스닥 지수가 오르는 결실을 얻었지만 지수 상승은 바이오 기업의 무차별적 주가 급등에 기인해 지속 가능성이 작다"며 "중소형주 시장의 바이오 버블이 시장 건전성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병화 원구원은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가치가 커지면서 재평가된 업체도 있지만, 체력보다 기대가 현저히 앞서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는 업체가 많다"며 "바이오와 전혀 상관없는 업체들이 바이오 사업을 추가하고 인력을 확보해도 어김없이 주가가 고공 행진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들에게 기술 이전(라이선스 아웃)을 한다 해도 최종 임상을 통과할지는 불투명하고 당국의 판매 승인을 받을 확률은 더 낮다"며 "판매 승인을 받는다 해도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약이 의미 있는 판매를 기록할 가능성은 일부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면 희박하다"고 부연했다.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바이오주의 고공 행진이 한국에서만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 점이다. KRX헬스케어 지수, 코스닥 제약지수는 지난 1년간 각각 96.5%, 123.3% 급등했지만 대표적인 글로벌 바이오 시장 지표인 나스닥바이오지수(NBI)는 1년간 8.8% 오르는 데 그쳤고, 올해 들어서는 1.4%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해외 지수보다 월등한 상승세를 설명하려면 글로벌 점유율이 획기적으로 커지거나 적어도 그럴 확률이라도 높아야 한다"며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상위업체를 제외하면 이런 평가를 받을 중소형주는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거 정보기술(IT) 버블은 전 세계 공통의 열풍이었고, 거품은 붕괴했어도 IT기술은 인류를 4차 산업혁명으로 이끌었다"며 "그러나 국내에 한정된 바이오 버블은 붕괴 후 얻는 것보다 폐해가 큰 만큼 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