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상대의 사인을 보고 도루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적은 종이를 덕아웃에 붙여 놓아 논란에 휩싸였다.
LG는 18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덕아웃에 상대 투포수의 사인에 따른 코스와 구종을 판단하는 기준을 적은 종이를 붙여놓았다. 붙여놓은 곳은 선수들이 라커룸과 덕아웃을 오가는 통로 벽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장소로 엄격히 말하면 덕아웃은 아니다.
종이에는 '우타자 기준 몸쪽:검지 왼쪽 터치, 바깥쪽:검지 오른쪽 터치. 커브:검지 중지, 슬라이더:검지 중지 새끼, 체인포크:검지 중지 약지 새끼'라고 적혀 있었다. 즉 주자가 상대 포수의 사인을 보고 코스와 구종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공개적으로 붙여 놓은 것이다. 보통 경기중 선수들간, 또는 선수와 코치들간에 말로 할 수 있는 것을 종이에 적은 것이다.
양상문 LG 단장은 경기 후 "나도 보도가 나와서 알게 됐다. 참으로 면목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도루 능력이 떨어지니까 전력분석팀에서 나름대로 자료를 만들어 도움을 주려고 한 것 같다. 1루주자가 나가면 보통 상대 포수 사인을 보고 변화구 타이밍을 판단하고 도루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붙여놓은 건 황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 감독은 "감독은 인지하지 못했고, 경기가 끝난 뒤 들었다고 한다. 전력분석팀에서 오버를 한 것이고 분명 잘못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BO 정금조 사무차장보는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내일 LG의 설명과 경기 감독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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