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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좌편향 안익훈 타구 방향,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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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훈, 진짜 리드오프가 되기 위해 필요한 건 뭐?

LG 트윈스가 5연승을 달리며 시즌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연승 기간 투-타 조화가 절묘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딱 하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톱타자. 류중일 신임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일찌감치 안익훈을 1번으로 낙점했고, 흔들림 없이 안익훈을 1번타자로 밀고 있다. 하지만 성적이 시원치 않다. 19경기 타율 2할. 5타점에 도루는 없다. 출루율도 2할3푼6리에 그친다. 안익훈 부진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류 감독은 "1번타자로 키워야 한다.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며 믿음을 나타냈다.

수비는 리그 톱 수준이다. 하지만 타격이 계속 이 상태로 이어진다면 류 감독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올 수 있다. 지금은 팀이 잘나가니 괜찮지만, 팀이 슬럼프에 빠질 때는 1번 타자의 출루율에 이목이 집중될 수 있다.

일단 컨택트 능력은 괜찮다. 하지만 공을 잘 건드리는데도, 타율이 낮은 건 타구의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사실 지난해 후반기 기회를 얻을 때부터 안익훈의 타격에는 특징이 있었다. 극단적으로 밀어치는 것이었다. 타구가 대부분 좌익수 방향이거나, 잘맞으면 좌중간이었다. 안익훈이 제대로 잡아당긴 타구 중 기억에 남는 건 딱 1개. 지난해 6월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때린 생애 첫 홈런포였다.

컨택트 능력이 좋은 교타자가, 욕심을 버리고 밀어친다는 건 좋은 신호다. 하지만 밀어도 치고, 당기기도 하며 타구 분포가 넓어져야 상대 대처가 어려워지는데 안익훈은 너무 극단적으로 밀어친다. 밀어친다기 보다는, 일단 방망이에 공을 맞히기 위해 엉덩이가 빠지며 툭툭 건드리는 타격이 많아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봐야 한다.

올시즌 안익훈의 타구 분포를 보면 이 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14일 경기까지 안타가 되든, 아웃이 되든 타석 결과가 결정이 되는 타구들을 분석해봤다. 좌투수를 상대로 뜬공 9개, 땅볼 20개를 쳐냈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뜬공 21개, 땅볼 22개였다. 뜬공은 라이너성 타구 포함이다. 좌투수 상대 뜬공 9개 중 7개고 모두 좌측이다. 중견수쪽도 없다. 우투수 상대 21개 중에서는 중견수 기준 우측으로 간 타구는 3개 뿐이었다. 땅볼 역시 투수 마운드 기준, 우측으로 간 타구보다 좌측 방향 타구가 3배 정도 된다. 15일 KT전에서도 좌중간 안타-유격수 직선타-3루 땅볼-2루수 병살타-3루 땅볼을 기록했다. 2루수 병살타를 제외하고는 모두 좌측이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타구가 왼쪽으로 가면, 상대 수비의 대처가 쉬워진다. 시프트를 사용해 수비를 조금만 좌측으로 보내놔도 안익훈의 범타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도 쉬워진다. 굳이 바깥쪽 승부를 할 필요 없이 편하게 가운데, 몸쪽 승부를 하면 된다. 당겨치질 않으니, 오히려 몸쪽 공을 던지며 들어갈 수 있는 가운데 실투 걱정을 덜 해도 되기 때문이다.

물론, 안익훈도 당겨치는 방법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빠르고, 힘도 있는 프로 선배들의 공에 대처하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지금의 스윙이 몸에 익었을 가능성이 높다. 신경식 타격코치도 "그동안 자신의 역할이 있어 이런 타격을 한 것 뿐, 스윙에 대한 자신감은 넘치는 선수다. 마음만 먹으면 당겨서도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과연, 안익훈이 시즌 초반 시련을 이겨내고 진정한 LG의 톱타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