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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단독4위 한화 기다리니 맞춰지는 퍼즐들, 선발-하위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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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12일 대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15대4 대승을 거뒀다. 무려 5년여, 2083일만에 KIA를 상대로 3연전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만 해도 챔피언 KIA에 5승11패로 맥을 추지 못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선수들이 우승팀을 상대로 3연전 스윕을 한 것은 큰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4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8승7패로 단독 4위까지 점프했다.

다른 팀에게는 3연전 스윕이 시즌중 한번씩 투타 밸런스가 딱딱 맞을 때 따라오는 선물 정도로 여겨질 수 있지만 한화는 다르다. 지난 10년간 가을야구를 실패했던 한화다. 선수단내 패배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올해도 아예 길게 보고 가자며 리빌딩을 선언한 상태였다.

한용덕 감독은 개막 이후 틈날 때마다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히 약하지만 부딪혀보겠다는 뜻이었다. 이제 15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한화가 점차 팀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강점은 강점대로 남고, 단점은 벤치가 작정하고 기다리는 사이 하나 하나 퍼즐들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 가장 시급했던 선발진 안정과 하위타선 분발, 포수 고민이 점차 실마리를 찾을 기세다. KIA와의 3연전에 앞서 한화는 5승7패였다. 한 감독은 그때도 "용하게 5승이나 거뒀다"며 웃었다. 4연승 기간에 각종 투타 수치를 끌어올렸음에도 12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6.00), 선발 평균자책점 최하위(7.40)다. 꼴찌가 어울리는 마운드 성적이지만 효율을 극대화했다.

한화는 비상한 불펜의 힘으로 마운드를 떠받쳤다. 마무리 정우람이 건재하고 송은범(구원승으로 3승) 안영명, 이태양이 롱릴리프 겸 셋업맨으로 잘 던져주고 있다. 그렇다고 불펜 평균자책점이 1위도 아니다. 6위(4.74)다.

팀타율은 KIA와의 3연전에서 몰아쳐 4위(0.289)까지 점프했다. 전체를 보면 팀타율도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이성열, 제라드 호잉 송광민 등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히어로가 된 결과물이다.

각종 투타 수치로 보면 한화의 성적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밀은 박빙 승부에서 찾을 수 있다. 한화는 4연승 기간 동안 세 차례의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시소게임을 하면 먼저 승기를 내주던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

'잇몸'으로 버티다보니 새로운 '이'도 나올 조짐이다. 겨울잠을 자던 선발진이 꿈틀댄다. 10일 KIA전에서 김재영이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수행했다. 11일 경기에선 윤규진이 4⅔이닝 4실점을 했지만 4회까지는 1실점으로 잘 버텼다. 윤규진의 경우 한용덕 감독은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가면 힘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첫등판보다 훨씬 좋아졌다. 기대가 된다"고 했다.

1선발인 외국인 투수 커버스 샘슨은 12일 큰 일을 냈다. 6이닝 동안 3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부인이 방한하면서 다소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고,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지지에 용기를 얻었다. 최고시속 154km의 강속구는 여전하고 볼넷은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1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등판하는 제이슨 휠러만 살아나면 금상첨화다.

하위타선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오선진은 12일 3안타를 때려내며 기염을 토했다. 타구질이 좋았다. 백업포수 지성준도 데뷔 첫홈런 포함 3안타를 때려냈다. 지성준은 당분간 샘슨의 등판 경기에는 선발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샘슨은 4일휴식 후 등판 일정이어서 지성준이 마스크를 쓸 기회도 더 많아진다.

하주석과 최진행이 문제인데 하주석은 몰아치기에 능하고, 최진행은 자타공인 슬로우 스타터다. 좋아질 여지가 있다. 지성준의 활약은 주전포수인 최재훈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