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터치가 많지 않은데 골을 많이 넣는 걸 보면 확실히 위협적이긴 하다."
4월 최대 고비로 꼽은 경남전을 앞두고 최강희 전북 감독(59)이 K리그 이슈메이커 말컹(24)을 바라본 시각이다.
1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전북-경남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6라운드 경기. 이날 경기 전 화두는 역시 '말컹'이었다. 전북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말컹을 막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최 감독은 "말컹은 볼 터치가 많지 않은데 골을 많이 넣는 것을 보니 페널티박스 안에서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말컹은 배후침투와 활동량이 적다. 4연승을 이끌었는데 팀의 높은 자신감에 같이 흘러갔다"고 평가했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깜짝 속내를 털어놓았다. "말컹의 첫 경기를 제외하고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말한 김 감독은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살을 더 빼야 한다. 초콜릿 등 단 것 먹는걸 자제시키고 있다. 첫 경기 이후 초콜릿을 많이 먹어 2㎏가 쪘다. 현재 100㎏에서 90대 초반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뚜껑이 열렸다. 기대를 모았던 말컹은 물컹했다. 김민재의 '그림자 수비'와 터프한 최보경의 협력수비에 맥을 추지 못했다. 말컹에게 패스가 연결되기만 하면 김민재가 재빠르게 따라붙어 정확한 컨트롤을 하지 못하게 괴롭혔다. 김민재의 수비 범위에서 벗어나면 최보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최보경은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로 말컹이 슈팅을 하지 못하게 막아섰다.
말컹은 전반 4분 위협적인 헤딩 슛을 날렸고 전반 20분 아크 서클 주변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그리고 후반 41분 왼발 슛으로 골문을 위협한 것을 제외하곤 철저하게 전북 수비에 막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 감독의 예상대로 페널티박스 안에선 위협적이지만 그 외의 지역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장신 공격수' 대결에선 원조가 웃었다. 김민재-말컹 매치업 못지 않게 김신욱(1m97.5)과 말컹(1m96)의 매치업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신욱은 공중볼 장악과 골결정력에서 말컹에게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냈다. 첫 골은 머리로 신고했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로페즈의 크로스를 김신욱이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헤딩 골을 터뜨렸다.
두 번째 골은 발로 만들어냈다. 전반 23분이었다. 손준호와 2대1 패스를 받은 티아고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쇄도하던 김신욱이 감각적인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김신욱은 말컹보다 결정력에서도 앞섰지만 중원에서도 타깃 역할을 제대로 했고 적극적으로 수비 가담도 하면서 효율성에서 앞섰다.
결국 전북은 김신욱의 멀티골과 티아고, 로페즈의 골에 힘입어 4대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10일 인천전 패배 이후 3연승을 질주한 전북은 5승1패(승점 15)를 기록, 경남(승점 13)을 2위로 밀어내고 리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1일 이후 41일 만의 선두를 탈환했다. 창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