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16시즌보다 빠른 페이스. 두산 베어스의 출발이 좋다.
두산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에 올랐다. 1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대1 승리를 거둔 두산은 시즌 전적 10승3패를 기록하게 됐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등 경쟁팀들이 바짝 뒤쫓고 있지만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10승 선착은 무척 빠른 페이스다. 두산이 이날 시즌 13경기만에 10승 고지에 올랐는데, 이는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16시즌보다 1경기 더 빠르다. 당시 두산은 개막 후 14경기만인 4월 19일 KT 위즈전에서 3대2로 승리하며 10승을 수확했었다.
작년 시즌보다는 훨씬 더 빠른 속도다. 초반이 유독 안풀렸던 두산은 2017시즌 개막 후 22경기만인 4월 2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10승을 신고했다. 당시 개막 초반에 넥센에 시리즈 스윕패를 당하는 등 '루징 시리즈'를 거듭하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올 시즌은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포함해 무척 길기 때문에 어떤 것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두산의 출발이 어느 때보다 좋다는 것이다.
사실 투타 팀 기록을 살펴보면 두드러지지 않는다. 팀 타율, 홈런, 장타율 등 대부분이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팀 평균자책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장 두산의 힘을 보여주는 기록이 도루성공율이다. 10일 경기까지 17개의 팀 도루로 전체 1위에 올라있는 두산은 도루성공율 94.4%를 기록 중이다. 2위 한화 이글스의 성공율이 66.7%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이다. 김재환 양의지 오재일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의 힘도 크지만, 상하위 타순 타자들이 출루하면 '뛰는 야구'를 펼치면서 상대를 흔든다. 두산이 무려 4개의 실책을 유도하며 8대1 완승을 거둔 10일 삼성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투타 밸런스가 좋다. 조쉬 린드블럼-장원준-세스 후랭코프-유희관-이용찬으로 이어지는 5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장원준의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선발들이 평균 5이닝 이상 꾸준히 던져주기 때문에 마운드에 과부하가 없다. 또 '고졸 루키' 곽 빈을 비롯해 함덕주-박치국-이현승-김강률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빠른 템포의 공격적 투구로 안정감을 더한다.
결국 안정적인 마운드가 조화의 중심이다. 두산은 무리 없는 투수 운용으로 초반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와 확실히 다른 출발. 기대가 된다.
대구=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