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승부와 안정적인 제구, 선발투수가 길게 던질 수 있는 비결은 그것 뿐이다.
LG 트윈스 5선발 김대현이 이른바 '인생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김대현은 11일 잠실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2개의 안타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는 데뷔 이후 최고의 호투를 했다. LG가 3대0으로 이겨 김대현에게 시즌 첫 승이 주어졌다.
김대현이 7이닝을 던진 것은 지난해 7월 26일 넥센 히어로즈전(7이닝 3실점)에 이어 생애 두 번째이며, 퀄리티스타트는 지난해 10월 3일 롯데 자이언츠전(6⅔이닝 5안타 2자책점) 이후 처음이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김대현은 두 차례 선발 뒤 지난 8일 롯데전서 구원으로 던졌다. LG의 변형 로테이션에 따라 한 차례 선발 순서를 건너뛴 것. 이날 3일 만의 등판이었다.
그러나 김대현은 안정된 제구력과 과감한 승부로 투구수를 아껴가며 SK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8㎞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볼배합도 완벽했다. 볼넷과 4구를 한 개씩 내줬고, 삼진은 4개를 잡아냈다. 특히 3차례 병살타를 유도하며 경기운영능력도 향상됐음을 보였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6경기에 등판, 5승7패, 평균자책점 5.36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대현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일찌감치 선발 후보로 낙점받아 전지훈련서 구위와 제구를 가다듬었다. 이날 호투로 로테이션에 고정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투구수는 89개였다.
김대현은 1회초 정진기 최 항 최 정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2회에는 1사후 김동엽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한동민을 127㎞ 슬라이더로 2루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3회에는 선두 최승준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고, 이재원을 146㎞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움과 동시에 1루주자를 2루 도루자로 솎아냈다.
4회에도 삼자범퇴였다. 정진기를 투수 플라이로 제압한 뒤 최 항과 최 정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리쳤다. 5회에는 15개의 공을 던져 제이미 로맥, 김동엽, 한동민으로 이어지는 SK 중심타선을 모두 플라이로 처리했다. 6회에도 선두 최승준에게 사구를 허용했지만,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 이재원을 유격수 병살타로 각각 잡았다.
7회에도 선두 타자 출루 후 병살타 유도로 이닝을 마쳤다. 정진기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김대현은 최 항을 좌익수 플라이로 막은 뒤 최 정을 141㎞ 직구로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