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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늦게 피는 꽃이 더 화려하다' 김남훈의 의미있는 생애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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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변경 등을 뜻하는 프론티어(frontier). 신대륙을 개척한 미국인들에게 꽤 의미있는 단어다. 한계를 뚫고 영역을 넓힌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프론티어 스피릿은 개척자 정신으로 해석된다.

한국프로골프(KPGA)에도 프론티어투어가 있다. 코리안투어를 향한 미래를 꿈꾸는 개척자들의 무대. 이미 4차대회가 열렸다. 10일 경기도 용인 태광CC 북동코스에서 끝난 이번 대회 우승자는 조금 더 특별하다.

김남훈(19·경희대) 프로. 그는 소위 '떡잎부터 알아보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의 아마추어 경력은 평범했다. 대부분 우승선수가 아마추어 시절 난다 긴다 하지만 그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았지만 우승도, 국가대표도 해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가 생애 첫 우승이었다.

느리게 굴러가던 그의 골프 인생은 프로 전향 뒤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017년 11월 KPGA 프로 선발전을 단번에 통과해 KPGA 프로 자격을 획득했고 약 5개월만에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초고속 페이스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는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에 굴복하지 않았다. 남이 아닌 자신과의 비교에 집중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를,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나를 위해 하루하루를 살았다. 큰 결실은 꾸준한 노력이 고여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다.

"동계 훈련을 잘 준비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아마추어 시절 아쉬웠던 순간들을 오늘 우승으로 보상받은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이제부터 시작이죠. 저는 정교한 플레이가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가장 자신 있는 아이언 샷을 바탕으로 골프 팬들에게 '김남훈'만의 플레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대회 최종일에 찾아온 강풍도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한 김남훈에게는 큰 장애가 아니었다.

7번홀(파5)까지 2타를 줄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다 8번홀(파3)과 9번홀(파5)에서 연이어 타수를 잃으며 잠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다시 한번 집중모드로 돌아선 그는 후반에 버디 4개를 낚으며 최종합계 9언더파 135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경기 후 김남훈은 "프로 데뷔 첫 우승이라 기분이 얼떨떨하다.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게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서 중간에 흔들리기도 했다. 후반부터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샷 하나 하나에 집중하려고 했다. 마무리를 잘한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먼저 KPGA 코리안투어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에요.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쟁쟁한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싶어요. 명출상(신인상)은 물론 상금왕 타이틀도 탐납니다."

김남훈의 진짜 골프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늦게 피는 꽃, 그 향기가 더 오래 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