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풍부해지는 마운드에 미소가 번진다.
지난시즌엔 헥터 노에시-양현종-팻 딘-임기영의 선발 4명에 김윤동 임창용 김세현 등의 필승조 등 정예멤버로 마운드를 운영했지만 올시즌엔 선발과 필승조 사이가 두터워지고 있다.
임기영이 어깨 통증으로 복귀가 늦어지면서 4,5선발 찾기를 했고 여러 선수를 시험하며 좋은 보석들을 캤다. 이민우와 정용운이 4,5선발로 나섰고, 1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한승혁이 선발로 나와 좋은 피칭을 했다. 개막부터 중간을 맡았던 박정수 문경찬 유승철 등도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명히 현재의 4,5선발이 조금 부족하긴 하다. 다른 팀의 선발들과 맞서서 비교 우위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러 선수들이 선발로 나설 수 있고, 선발로 나오지 않는 투수는 롱릴리프가 가능하기에 선발이 무너지더라도 곧바로 버틸 수 있는 투수들이 대기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지난 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정용운이 3회에 5점을 내준 뒤 한승혁이 두번째 투수로 나와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역전의 발판을 놓았던 것이 좋은 예다. 지난해만해도 선발이 무너질 경우 뒤이어 나오는 중간계투들도 연이어 얻어 맞아 이길 때와 질 때의 모습이 확연히 달랐고, 큰 점수차로 이기다가도 필승조가 나오지 않을 땐 실점을 해 점수차가 좁혀지기도 했다.
한승혁이 10일 한화전에서 첫 선발 등판해 5⅔이닝을 6안타(2홈런)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에 가까운 피칭을 한 것은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임기영이 오더라도 한승혁이 5선발을 맡게 되면 다양한 스타일의 5명의 선발진이 만들어진다.
한승혁이 꾸준히 잘 던지면 물론 좋지만 부진하다면 언제든 이민우와 정용운 박정수 등이 나올 수 있다. 당연히 5선발 한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이것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KIA는 10일 현재 8승6패를 달리고 있지만 갈수록 마운드에 힘이 생기고 있다. 1년만에 두터워진 마운드가 KIA의 새로운 날카로운 무기가 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