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요즘 2030세대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다. 그만큼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는 시절이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선수는 바로 NC 다이노스의 최준석이다.
연봉 5500만원에 10경기에서 22타수 8안타(1홈런)-타율 3할6푼4리를 기록중이다. 안타의 질도 좋다. 8안타로 7타점을 올렸다.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NC는 9회말 역전을 허용하며 아쉽게 10대11로 패했다. 하지만 대타요원으로 최준석은 이날도 제 몫을 해줬다.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윤병호 대신 최준석이 투입됐다. 그리고 최준석은 우전 안타로 1루 주자를 3루까지 보내며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최준석의 안타를 물꼬로 NC는 4점을 추가해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최준석의 올시즌 활약은 '새옹지마'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FA선언을 한 후 롯데에서 보상선수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에게 영입제안을 하는 팀이 나서지 않았다. 강제 은퇴 기로에 서있는 최준석에서 손을 내민 것은 옛 은사 김경문 NC감독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도 프로팀 수장인 이상 정만으로 선수를 영입할 수는 없다. 최준석에게 거는 기대가 있으니 최종결정을 한 것이다. 그런 기대를 아는 그는 지난 달 2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터뜨린 스리런 홈런을 시작으로 지명대타로 선발 출전할 때나 대타로 나설 때에 관계없이 활약을 해주고 있다.
김 감독은 8일 경기 전 "(최)준석이를 미국에서 처음 봤을 때는 깜짝 놀랄 정도로 살을 많이 뺐더라. 그전에는 120㎏이 넘었었다"며 "한국에 와서는 살이 다시 좀 쪘다. 집에서 안쓰러워서 잘 챙겨주나보다"라고 웃었다. 이어 "그래도 저렇게 밸런스 좋은 타자가 드물다"며 "또 타석에서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타자다. 노림수도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러닝과 배팅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는 최준석을 불러세워 "수비 훈련을 하라"고 돌려세우는 김 감독이다. 최준석도 군말 없이 글러브를 챙겨 1루로 뛰어갔다.
그가 가성비 좋은 선수가 된 이유는 역시 베테랑이면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에 있지 않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