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괴물' 말컹(경남)이 '최강' 전북도 뚫을 수 있을까.
올 시즌 초반의 주인공 경남이 전북을 만난다. 경남은 1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전북과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6라운드를 치른다. 경남은 7일 홈에서 대구와 1대1로 비기며 연승행진이 멈췄지만, 승점 13(4승1무)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질주가 돌풍인지, 태풍인지 체크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전북전이다. 전북은 지금까지 경남이 상대해온 팀과 클래스가 다르다. 전북은 인천과의 2라운드에서 충격패를 당했지만, 이후 연승에 성공하며 어느덧 2위로 떠올랐다. 국가대표가 즐비한 전북은 의심할 여지없는 최강의 상대다. 경남이 전북을 상대로도 선전할 경우, 진짜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이번 경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대구전에서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하성민 이재명 등에게 휴식을 줬다. 당초 김 감독은 베스트 멤버로 대구를 상대할 생각이었다.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11일 전북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쉼없이 달려온 베스트11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물론 두마리 토끼를 잡지는 못했다. 대구전 전반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불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이전 4경기에서 보여준 유기적인 움직임이 잘 나오지 않았다. 선제골도 내줬다. 결국 김 감독은 후반 주전 미드필더 하성민을 투입했다. 후반 확 달라진 경남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지지 않는 흐름을 이어갔다는 점에서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전북을 상대하는 경남의 전략은 '경남스럽게'다. 전북을 상대하는 팀은 대개 무게중심을 뒤에 둔다. 상대의 막강 화력을 의식해서다. 경남은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다. 오히려 공격적인 팀을 상대하는게 더 반갑다. 경남은 적극적인 상대를 만나면 더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전방압박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앞선에서부터 적극적인 수비를 펼친 후 공격에 나선다. 다행히 대구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됐던 네게바는 단순 타박으로 알려졌다. 정상 출격이 가능할 전망이다.
역시 관심의 초점은 말컹이다.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과 MVP였던 말컹은 K리그1 입성 후에도 괴물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6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구전에서도 배기종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남이 전북을 상대로 공격적인 축구를 구상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는 역시 말컹의 존재다. 경남은 말컹이 전북 수비진을 흔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지난 4경기에서의 모습을 재연할 수 있다면 충분히 근거 있는 믿음이다. 말컹의 높이와 스피드, 파워는 K리그 수비수들과 차원이 달랐다. 제 아무리 전북 수비라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말컹은 전북전을 앞두고 구단 프런트와 내기를 했다. 전북을 상대로 골을 넣는다면 한정판 농구화를 받고, 넣지 못한다면 사주기로 했다. 과연 전북전이 끝난 후 말컹의 발에는 그 농구화가 신겨 있을까. 경남과 전북의 빅뱅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