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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 칼럼]요미우리에서 코치 연수 중인 이호준이 느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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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영웅 중 한명이 2018년 시즌 개막을 일본에서 맞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생활을 마친 이호준(42)이다. 이호준은 NC 다이노스 구단의 파견 형태로 지난 3월 2일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에서 코치 연수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9시 10분. 오후 1시에 시작하는 2군 경기에 앞서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그라운드에 모였다. 그 중 누구보다 눈에 띄는 인물이 큰 체격을 가진 이호준이었다. 한국에서는 항상 활달했는데 이호준은 조용했다. 사실 이호준만 조용한게 아니었다. 팀 전체가 차분한 분위기에서 기술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호준은 그런 모습에 대해 "한국은 선수가 될 때까지 끝까지 코치가 붙잡고 시키는 스타일이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일본에선 선수에게 많이 맡기고 단점을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네가 생각해서 잘 연구를 해서 고쳐라'는 정도 밖에 지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호준은 선수들의 훈련을 도와주면서 우치다 준조 타격코치(70)가 선수에게 가끔씩 하는 어드바이스의 내용과 그 타이밍을 곁에서 지켜봤다. 그 때 외운 것, 느낀 것, 또 선수 특성 등을 시간이 날 때 노트에 적었다.

이호준은 코치 연수를 하면서 자신의 지도 스타일을 생각하고 있다. 이호준은 "한국과 일본을 보고 뭐가 맞다고 할 수 없지만 내가 정식 지도자가 된다면 일본 스타일을 약간 선호할 것 같다"면서 "요즘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과학적인 부분도 잘 챙긴다. 그들의 생각도 존중해야 한다. 다행히 내가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서 젊은 선수들과도 같이 생활을 했다. 그래서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기회가 많았다. 길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고 했다.

이호준에게 한달 정도의 코치 연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꼽아달라고 하자 '기본기 연습'이라고 했다. "스트레칭이나 캐치볼, 베이스 러닝을 할 때 선수들은 파이팅을 보여 주면서 단체로 한다. 알아서 자율로 하는 한국과 달랐다. 처음에는 '이런 거 중·고등학생들이 하는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호준은 "하루 하루 지나면서 '나는 야구의 가장 중요한 기초를 잊고 살았구나'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기본기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장점으로 다가올 수 도 있다"고 했다.

과거 일본에 코치 연수를 간다고 하면 '선진야구를 배운다'라는 표현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 한국과 일본의 야구 수준차는 그렇게 크지 않다. 육성 시설만 보면 오히려 더 좋은 한국 구단도 적지 않다. 지금의 일본 코치 연수는 배운다기 보다 성격이 다른 야구를 볼 기회, 다양성의 흡수에 큰 의미가 있다고 봐야할 듯하다.

이호준은 지도자 목표로 "모든 선수가 돈 많이 벌고 잘 되길 바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내가 누군가를 만들었다'거나 '못한 선수를 내가 잘 하게 만들었다'가 아니라 원래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에게 약간의 도움을 줘 멋진 선수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지도자 연수로 시작한 이호준의 야구 인생 제2막. 그에게는 '지도자는 그림자처럼'이란 말이 잘 어울릴 것 같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