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8패, 승률 3할8푼5리, 공동 8위. 삼성 라이온즈가 개막전부터 13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성공적인 출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승률 5할을 넘지 못했으니, 만족할만한 결과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고려해야할 게 있다. 13차례 맞선 상대팀이 모두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팀이다. 개막 2연전에서 두산 베어스와 1승씩 나눠가졌고, 이어 KIA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 NC 다이노스와 각각 3연전을 벌여 1승2패씩 기록했다. 지난 주말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1승1패를 했다. 넥센을 제외한 4개 팀이 9일 현재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두산과 SK가 1~2위, KIA와 NC는 공동 3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팀을 맞아 비교적 선전한 셈이다.
지난해 13경기를 치른 시점과 비교해보면, 긍정적인 요소가 드러난다. 삼성은 지난 시즌 개막전부터 13경기에서 2승(11패)에 그쳤다. 투타 엇박자로 최악의 부진에 빠져 휘청거렸다. 이 기간에 7연패에 몰리기도 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총 5번 나왔다. 윤성환과 우규민이 2번, 재크 페트릭이 1차례 기록했다.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특히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고무적이다. 선발로 나선 6명이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원투 펀치' 윤성환, 팀 아델만이 각각 2번, 리살베르토 보니야와 고졸 루키 양창섭, 백정현, 김대우가 1번씩 임무를 수행했다.
최근 7경기에선 6번이나 퀄리티 스타트가 나왔는데,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2.98이다. 선발 투수가 평균 6이닝을 듬직하게 버텨주면서, 터무니없이 무너지는 경기가 줄었다. 최근 선발진의 성적만 보면 리그 최강급이다. 아델만은 이 기간에 두 차례 출전해 6이닝 2실점, 7이닝 2실점 호투를 했다. 지난 2년간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혹독한 시련을 맛 본 삼성으로선 희망을 가질만 하다.
부진한 타선이 고민이지만, 선발진 안정으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주 6연전이 하위권 탈출의 첫 번째 관문이 될 것 같다. 주중 3연전 상대는 두산이고, 주말에 한화 이글스를 만난다. 두산은 개막 2연전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고, 한화는 이번 시즌 첫 맞대결이다. 10일 두산전에 보니야가 선발로 나서고, 11~12일 양창섭, 백정현이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세 선수는 지난 주중 NC와 3연전에 차례로 선발 등판해 호투했다. 보니야는 6이닝 2실점, 양창섭은 5이닝 2실점, 백정현은 6⅓이닝 1실점했다. 두산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해도, 선발진이 든든해 기대를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또 주말 한화전에는 '원투펀치' 윤성환, 아델만이 마운드에 오른다.
선발진이 살아난 삼성이 이번 주에 첫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