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조금씩 봄이 찾아오고 있다. 울산이 마침내 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울산은 8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5라운드에서 주니오와 오르샤, 김인성의 연속골을 앞세워 3대1로 이겼다. 개막 후 4연패에 빠졌던 울산은 리그 마수걸이 승리에 성공했다.
경기 전 만난 김도훈 울산 감독은 "흐름상 강원전은 아주 중요한 경기"라고 했다. 울산은 4일 홈에서 가진 멜버른(호주)과의 201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에서 6대2 대승을 거뒀다. 1차 목표인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술변화가 통했다. 수비적인 4-1-4-1 포메이션을 선호하는 김 감독은 멜버른전에 공격적인 4-4-2 카드를 꺼냈다. 잠잠하던 주니오가 멀티골을 터뜨렸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살아난 모습이었다.
ACL 16강 조기 확정으로 여유를 찾은 김 감독은 K리그에서 반전에 나섰다. 멜버른전에서 재미를 본 4-4-2를 다시 시도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바뀐 포메이션에서 편하게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니오-황일수가 투톱에 나섰고, 오르샤, 박주호 강민수 임종은 김창수 등이 그대로 뛰었다. 징계 중인 리차드와 김승준 자리에는 정재용 한승규가 나섰다. 중앙 미드필더 한승규를 왼쪽 측면에 배치해 황일수와 적극적인 포지션 체인지를 하고, 이명재의 오버래핑을 적극 활용하자는 의도였다.
멜버른전 분위기를 이어가려던 울산과 대조적으로 강원은 선수기용과 전술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3연승을 달리던 강원은 지난 1일 경남전에서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송경섭 강원 감독은 "연승이 깨진 뒤 바로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 다행히 베테랑들이 많아 이런 부분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송 감독은 경남전과 비교해 무려 8명의 선수를 바꿨다. 전술도 4-4-2로 맞불을 놨다. 송 감독은 "창대창의 대결로 가겠다"고 했다.
기세를 이어가려는, 흐름을 끊으려는 두 팀의 대결. 결과는 상승 곡선의 울산이 잡았다. 4-4-2 카드가 이번에도 통했다. 울산은 초반부터 강원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공격선봉 오르샤를 중심으로 주니오, 황일수 한승규가 활기찬 모습으로 공격에 나섰다. 이른 시간 선제 결승골이 터졌다. 전반 17분 김창수가 오버래핑하며 땅볼 크로스를 하자 주니오가 뛰어들며 감각적인 백힐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주니오는 3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울산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강원의 골문을 두드렸다. 시즌 초 조심스럽던 모습에서 탈피해, 과감하고 역동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울산은 후반 2분 오르샤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디에고가 퇴장당하며 숫적 우위까지 누린 울산은 시종 강원을 괴롭혔다. 울산은 21분 역습에서 김인성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강원은 7분 김오규의 크로스를 받은 제리치의 헤딩슛으로 한골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강원은 2연패에 빠졌다.
공격축구로 재편한 울산이 살아나며 K리그 판도도 조금씩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객관적 전력면에서는 전북 다음 가는 팀이 울산이다. 그런 울산이 흐름을 탄만큼 순위 경쟁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울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