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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20세' 용감하게 크는 두산의 젊은 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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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빈(19) 박치국(20) 이영하(21). 이 3명의 평균 나이는 20세. 하지만 승리가 필요한 순간에 나오는 중요한 투수들이다.

두산 베어스는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기특하게 바라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이들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지난 시즌 선발로도 가능성을 보였던 함덕주(23)를 비롯해 박치국 이영하 곽 빈 등이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김강률이 마무리 보직을 꿰찬 가운데, 10개 구단 중 가장 젊은 불펜이 릴레이 호투 중이다.

초반부터 성과가 좋다. 곽 빈(2홀드) 이영하(2홀드) 박치국(1홀드) 함덕주(1홀드)까지. 두산의 팀 5개의 홀드가 모두 이들의 손 끝에서 완성이 됐다. 특히 곽 빈은 올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고졸 루키'다. 배명고 재학 시절부터 '에이스'로 활약하며 두산의 1차지명을 받았고, 스프링캠프에서도 빠르게 프로에 적응했다. 나이에 비해 노련한 스타일이라 1군에서 금방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있었으나, 이렇게 빨리 필승조로 자리를 잡을 줄은 몰랐다. 두산 코칭스태프도 "정말 신인답지 않게 표정 하나 안흔들리고 잘던진다"며 곽 빈의 안정감을 칭찬한다.

김태형 감독도 초반부터 과감하게 젊은 투수들을 승부처에 집어넣는다. 어떻게 보면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1이닝씩 끊어서 던지 게 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다. 항상 편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는 없지않나. 감독도 이 선수들이 무조건 완벽하게 막아주길 바라서 올려보내는 것이 아니다. 얻어 맞더라도 괜찮다는 뜻이다. 나 역시 적어도 공을 패대기 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니 위기 상황에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젊은 투수들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빙그레 웃는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경험이 적기 때문에 기복도 분명하다. 최근 이영하가 컨디션 난조를 보일 때는, 김태형 감독이 "아무래도 개막하고 매 경기 불펜에서 몸을 풀고 대기하다 보니 많이 지친 것 같다"며 휴식을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양의지라는 확실한 주전 포수가 어린 투수들에게 주는 안정감을 무시할 수 없다.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의 힘이 절대적이다. 대단한 포수가 앉아있으면 투수들이 안정감을 갖는다. 포수가 '내가 책임질게'하고 리드하면, 투수도 믿고 던진다. 포수가 불안하면 투수들도 확신이 안선다"며 양의지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함덕주의 성장에 이어 20대 초반 3인방의 빠른 1군 무대 적응은 두산의 미래나 마찬가지다. 실전에서 강하게 자라는 이들이 앞으로 두산 마운드의 핵심이 될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