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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화,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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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변수를 고려한다고 해도, KBO리그 10개 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다. 매년 새로운 자원을 영입해 힘을 키우고, 변화를 시도하는 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약팀이 단번에 몇 단계 점프하긴 어렵다. 현실적인 타깃,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 10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 이글스가 그렇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한화는 코칭스태프를 전면 개편했다. 한용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송진우 장종훈 코치 등 이글스에서 사랑받은 레전드들이 합류했다. 이미 충분한 경험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이다. 또 팀에 대한 애정이 특별한 지도자들이다. 꽤 오랜 시간 개성이 강한 외부 지도자들에게 팀 재건을 맡겼는데, 오히려 퇴행했다. 성적을 놓치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 한 감독을 비롯한 레전드 지도자들이 합류한 후 팀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긍정적인 변화가 금방 성적으로 이어지긴 어렵다.

한 감독의 한화는 올 시즌 팀 리빌딩과 성적, 두 가지를 잡겠다고 했다. 비현실적인 목표를 내세우기엔, 가진 게 별로 없다.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을 하지 않았고, 전력의 주축인 외국인 선수 3명까지 '젊음'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뽑았다. 사실상 올 해를 중위권 이상의 성적이 아닌, 도약을 위한 준비 단계로 보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지향점이 어느 쪽이든, 성적을 포기할 순 없다.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 희망을 보여주면서 나아가야 한다. 이런 면에서 한화의 시즌 초반은 실망스럽다. 2일 현재 2승6패, 9위. 4연패로 개막 첫 주를 마쳤다. 시즌 초반이라 온전한 전력이 드러났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아쉬움이 크다. 결과도 안 좋았지만, 내용도 기대 이하다.

투타 모두 바닥을 때렸는데, 특히 마운드, 그 중에서도 선발 부진이 심상찮다.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7.64로 10위다. 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2번 뿐이다.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와 베테랑 배영수(37)가 1번씩 기록했다. '원투 펀치' 키버스 샘슨과 휠러의 부진이 벤치를 어둡게 한다.

샘슨은 두 차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했다. 3월 24일 넥센 히어로즈와 개막전에서 4이닝 6실점(5자책), 3월 30일 SK 와이번스전에서 4⅔이닝 8실점(7자책)했다. 2패-평균자책점 12.46. 8⅔이닝을 던지면서 홈런 3개를 내줬다. 지난달 25일 넥센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인 휠러는, 지난 31일 SK전에서 4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1승1패, 평균자책점 6.17. 들쭉날쭉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계속해서 적응해간다면 다행이지만,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 지난 8경기에서 한화 투수진은 홈런 16개, 경기당 2개를 맞았다. 구원진(평균자책점 4.54)이 그나마 버텨줬는데, 선발 안정없인 '모래성'이다.

타선도 믿음을 주지 못했다. 팀 타율 9위(2할5푼8리), 팀 득점 공동 9위(24개), 팀 홈런 공동 5위(7개), 팀 득점권 타율 8위(2할2푼6리), 팀 OPS 9위(0.693)다. 뭐 하나 내세울 게 없다.

약팀이 초반에 밀리면 승수쌓기의 집중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부진이 심화되면 여유를 잃게 되고, 좋은 팀 분위기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한화에 중요한 시즌 초반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