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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롯데 선발, 레일리가 쓴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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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가을야구의 힘은 불펜이었다.

선발-계투의 완벽한 밸런스가 침체된 힘을 윗물로 끌어 올렸다. 안방마님 강민호가 팀을 떠났음에도 롯데가 올해 4강 후보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해 후반기 두산(3.90)에 이어 팀방어율 2위(3.93)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불펜이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 불펜은 올 시즌 7경기 동안 철저하게 무너졌다. 선발 투수들은 6이닝을 채우지 못하기 일쑤였다. 새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는 2경기에서 각각 4이닝 5실점, 6이닝 5실점했다. 김원중(5이닝 3실점) 송승준(5이닝 4실점) 역시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그 개막 직후 펼쳐진 7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5.90에 달했다.

지난해 후반기 평균자책점 팀 1위(3.44)였던 계투조도 초반부터 무너졌다. 3월 7경기에서 18실점(15자책점·평균자책점 5.87)을 했다. 7경기에서의 계투조 성적만 들여다보면 실점은 삼성(18실점·19자책점·평균자책점 6.48)과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2위의 기록이었다.

1일 NC전에서 나온 브룩스 레일리의 호투는 그래서 인상적이었다. 1회초 상대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2루타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 3명을 삼진 2개를 곁들여 범타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도 선두타자 안타 뒤 땅볼과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다. 4회엔 무사 1루에서 잇달아 장타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매서운 타격감을 뽐낸 NC 최준석를 풀카운트에서 시속 127㎞ 바깥쪽 커브로 삼진을 잡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5, 6회 잇달아 실점한 뒤에도 후속타자를 잘 처리했고, 7회는 삼자범퇴로 끝냈다. 7이닝 2실점에 승패없이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개막 7연패를 끊는데 발판을 놓았다. 시즌 초반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진을 우려했던 롯데의 고민은 레일리의 호투로 어느 정도 잠잠해질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