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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1위 강백호-김동엽은 페이스메이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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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레이스에 불을 붙이는 페이스 메이커일까. 아니면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만한 컨텐더인가.

초반부터 홈런 대결이 흥미롭다. SK 와이번스 김동엽과 KT 위즈의 고졸신인 강백호가 나란히 4개씩의 홈런을 날려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라있다. 이제 7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초반이고, 로하스(KT) 박병호 김민성(넥센) 안치홍(KIA) 로맥(SK) 등 3개를 친 2위 그룹이 바짝 붙어있어 이들의 홈런이 대수롭게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강백호는 고졸신인의 괴력 발산이란 점에서, 김동엽은 '홈런군단' SK의 새로운 거포라는 점이 팬들의 관심을 부른다.

강백호는 지난해 신인 2차지명 때부터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지명부터, 계약, 전지훈련, 시범경기 등 내내 그의 이름은 언론을 통해 팬들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맞이한 개막전서 강백호는 지난해 20승 투수인 KIA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솔로포를 날렸다. 우연이겠거니라고 했지만 27일 SK전에선 김주한으로부터 장쾌한 스리런포를 날렸다. 30일 수원 두산전서는 에이스 린드블럼에게서 솔로포를 날렸고, 31일 두산전에서도 장원준을 상대로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에이스급 투수들을 상대로만 3개의 홈런을 치며 자신의 실력이 진짜임을 확인시켰다.

지난해 22개의 홈런을 기록한 김동엽도 24일 롯데와의 개막전서 솔로포로 감각을 익혔고, 27일 KT전에서 김사율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쳤다. 그리고 30일과 31일 한화전서 상대 외국인 선발 샘슨과 휠러를 상대로 각각 스리런포를 날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공교롭게도 김동엽이 홈런을 친 4경기 모두 SK가 승리를 거뒀다.

물론 이들이 초반 홈런 레이스를 이끌며 경쟁을 일으키는 페이스메이커일 수도 있다. 역사상 초반에 홈런을 많이 치다가 중반이후 홈런수가 뚝 떨어지는 경우는 많았기 때문이다.

2016년 4월까지 9개로 홈런 1위였던 LG의 히메네스는 7월까지도 23개로 5위 자리를 지켰지만 이후 한달 이상 홈런을 치지 못하더니 결국 26개에 그쳤다. 2014년엔 LG의 조쉬벨이 4월 한달간 8개를 치며 1위로 올랐지만 이후 부진으로 2개의홈런만 더 추가한 뒤 6월말 퇴출된 적도 있다. 물론 초반의 페이스를 잘 살려서 홈런왕 경쟁을 펼쳤던 선수들도 많다. 지난해 SK 최 정은 4월까지 12개의 홈런으로 1위를 치고 나갔고, 결국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시즌 초반은 탐색전이다. 한달 정도 뛰면서 상대를 분석하고 대비책을 마련한다. 이후에도 이들의 홈런포가 계속 이어진다면 '진짜'라고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그 이후엔 체력과의 싸움도 기다린다. 일주일에 6경기를 하는 스케줄을 견뎌야만 한다.

홈런레이스가 시즌전 예상한 박병호 최 정의 신구 홈런왕 대결로 될까 아니면 새로운 경쟁자들로 이뤄질까.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초반 김동엽과 강백호의 괴력을 가볍게 여길 수 만은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