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팀의 마무리 후보로 거론됐던 LG 트윈스 임정우가 정규시즌 개막 후 5일 만에 2군행을 통보받았다. 문제는 앞으로 임정우가 언제 1군에 돌아오게 될 지 예상키 어렵다는 데 있다.
LG는 2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날 선발로 예정된 임지섭을 1군에 올리며 대신 임정우를 2군으로 내렸다. 보통 개막 후 초반에는 투수 엔트리를 유동적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선발 요원을 뒤로 빼뒀다가 해당 경기에 맞춰 등록하는 식이다. 임지섭이 그래서 이날 처음 1군에 올라온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임정우는 단순 엔트리 조정 차원이 아니었다. 구위가 1군 경기에 나서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던 임정우는 전날까지 2경기에 나와 ⅔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해 1안타 2볼넷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실점하진 않았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직구 구속이 현저히 떨어졌고, 제구도 안됐다. 간신히 커브의 위력으로 버틴 정도였다.
때문에 LG 류중일 감독은 이날 임정우의 1군 제외에 대해 "아직 자기 공을 못 던지고 있다. 무엇보다 구속이 안 나오는 게 문제다. 145㎞는 나와야 하는데, 현재 140㎞도 안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군에서) 투구 자세나 밸런스, 감각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연습하라는 뜻이다. 몸에 이상은 없지만, 정상적으로 1군 경기를 소화할 만큼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견된 상황이기도 하다. 임정우는 스프링캠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비시즌 동안 사생활 문제가 불거져 구단이 자체 징계 차원에서 지난 2월초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 때문에 임정우는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을 하다가 2월24일부터 시작된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지각합류했다. 이어 다음날부터 불펜 피칭을 시작했는데, 다른 투수들에 비하면 한참 페이스가 늦었다.
오키나와에서 뒤늦게 페이스를 끌어올린 임정우는 시범경기 기간에 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91(3⅔이닝 2자책)을 기록해 가능성을 보였다. 덕분에 개막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훈련량 부족이 금세 티를 드러낸 것이다.
결국 임정우가 개막 5일 만에 2군행을 통보받게 되면서 LG의 향후 불펜 운용에도 영향이 미칠 듯 하다. 근본적으로 투구 밸런스를 재조정하고 구속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임정우가 언제 1군에 재합류할 지 판가름하기 어렵기 때문. 이에 대해 류 감독이 어떤 해법을 찾을 지 주목된다.
고척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