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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언론의 의무는 무엇보다 '전달'이다…'6일간의 벽신문'(이시노마키히비신문사 지음, 최낙진·이상희 역, 패러다임북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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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간은 하고 싶지 않다. 손으로 써보자. 사람들이 신문을 기다리고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대형 쓰나미가 일본 토호쿠 지방을 덮쳤다. 미야기현의 작은 지역신문인 이시노마키히비(石卷日日) 신문사는 윤전기 침수 등으로 신문제작을 할 수 없는 큰 피해를 입었다. 창간 99년의 신문이 발행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기자들은 "전기가 끊겼지만 종이와 펜이 있다"며 손글씨로 벽신문을 만들기로 결의한다. 히라이 미치코 편집국장은 "맨몸으로 도망쳐 나와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리지 않으면, 지역 신문사의 존재 의미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신문사로 들어오는 정보를 최소한이라도 전달하기 위해 벽신문 제작을 결정했다. 물에 젖지 않은 신문 인쇄용지에 손글씨로 벽신문을 만들어 신문사에서 걸어갈 수 있는 대피소에 붙였다"고 말한다.

생사의 기로에 놓인 기자들은 가족의 안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재해 현장의 최전선을 누볐다. 이렇게 만들어진 '6일간의 벽신문'은 재해를 당한 사람들, 이시노마키시 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현대의 첨단 기술과 장비가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원시형태의 신문이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완수한 것이다.

유례없는 대재난 속에서 '전달의 사명'을 다하고자 분투했던 기자들의 생생한 기록이다. 저널리즘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