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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폴란드전 2골의 의미, 공격은 공격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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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다. 하지만 '양날의 검'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천지차이다.

폴란드전의 상반된 전후반 풍경이 그랬다. 수비적인 공격으로 일관한 전반전 두 골을 얻어맞으며 휘청였지만, 투톱 전환과 주도권 확보로 태세를 전환한 후반전 두 골을 쏘아 올리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실점이 옥에 티지만 두 골이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폴란드전에서 손흥민(27·토트넘)을 원톱으로 낙점했다. 스리톱의 측면 공격수로 활용했던 지난 북아일랜드전과 달리 변화를 꾀했다. 손흥민에게 원톱 자리는 낮설지 않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의 빈 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자주 맡았다. A대표팀에서도 지난해 11월 14일 펼쳐졌던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원톱 자리에 선 바 있다. 신 감독은 폴란드전에서 손흥민을 도울 2선 자원으로 이재성(26·전북 현대) 권창훈(24·디종)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원톱 활용은 너무 수비적이었다. 손흥민만 전방에 위치했고 나머지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면서 간격이 벌어졌다. 원톱 카드는 실패였다. 손흥민은 역습에 대비한 폴란드 스리백 사이에서 철저하게 고립됐다. 수비라인에서 걷어낸 볼은 손흥민을 향했으나 폴란드 수비진의 적극적인 커트와 압박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본선 맞상대인 스웨덴, 독일에게 이런 식의 원톱 카드를 내놓기엔 역부족이었다.

세트피스 역시 날카로움이 없었다. 전반 40분 손흥민이 폴란드 진영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상대 골키퍼에게 그대로 향한 크로스가 수비 시야에 가려 캐치미스로 연결된게 그나마 위협적이었다. 제한적인 기회에서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무기인 세트피스의 정교함은 꾸준히 지적된 문제지만 이번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중반 제공권 활용을 위해 투입된 김신욱(30·전북 현대) 역시 타깃맨 역할에 그치면서 선발로 나설 때 만큼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해답은 과감한 공격이었다. 신 감독은 전반 38분 황희찬(22·잘츠부르크)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손흥민에게 집중됐던 견제가 분산됐고 좌우 측면의 움직임도 살아나면서 찬스를 만들어냈다. 후반전에선 수비라인을 끌어 올리면서 상대를 압박했고 후반 막판 두 골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고립된 원톱을 활용하는 역발상 해답도 나왔다. 전반 18분 이재성이 중원에서 이어진 침투 패스를 왼발슛까지 연결한 장면은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달고 내려가면서 생긴 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한 예다. '손흥민 원톱'을 활용할 때 참고해 볼 만한 장면이다. 황희찬 투입 이후 폭넓게 살아난 연계 플레이나 콤비네이션도 적극적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

폴란드 핵심 공격수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는 전반 45분 만을 소화했다. 무게감이 떨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일본과의 본선 맞대결을 앞둔 폴란드에게도 중요한 승부였다. 앞선 나이지리아전에서 패배, 안방 대관중을 의식한 듯 후반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레반도프스키가 없었기 때문에 두 골이 나왔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은 신태용호에게 정당한 평가가 아니다. 공격다운 공격을 펼쳤기에 얻어낸 산물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