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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현장]폴란드전 패배 속 신태용호 소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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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롱스키스타디움(폴란드 호주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아쉬운 패배였다. 86분동안 0-2로 끌려갔다. 2분만에 2-2를 만들었다. 그리고 막판 3분을 견디지 못했다. 2대3의 패배. 보완해야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하나 얻은 것은 있었다. 바로 실전 경험이었다. 27일 폴란드 호주프 실롱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전은 흡사 월드컵과 같은 분위기였다.

경기 시작 4시간전. 경찰들은 실롱스키스타디움을 향하는 간선도로를 막았다. 월드컵과 최대한 비슷한 동선을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월드컵 때에도 경기 시작전 주요 도로를 봉쇄할 예정이다.

폴란드 관중들은 경기 두시간전부터 속속 좌석으로 향했다. 한국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들어서자 야유가 터져나왔다. 이어 폴란드 선수들이 나오자 엄청난 환호가 경기장을 뒤덮었다. 경기 시작 전 폴란드 국가가 울려퍼졌다. 관중들은 흰색과 붉은색의 카드를 들었다. 관중석 전체에 폴란드 국기가 오롯이 새겨졌다.

응원은 일방적이었다. 5만5000여 관중들은 일방적으로 "폴스카"를 외쳤다. 한국 선수들, 특히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야유를 퍼부었다. 한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미리 보는 것 같았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맞붙는다. 스웨덴은 러시아 바로 옆에 있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향할 예정이다. 독일 역시 마찬가지다. 러시아까지 오기가 너무나 쉽다. 멕시코는 축구 사랑이 대단하다. 이미 멕시코의 경기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멕시코 본토 그리고 미국에 사는 멕시코 팬들이 대거 입장권을 구매했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당시에도 멕시코 경기만큼은 매진이었다. 대부분이 멕시코 팬들이었다.

그 사이에서 한국팬들은 고군분투했다. 한국에서 날아온 30명 정도의 팬들이 호랑이 가면을 쓰고 응원할 정도였다. 그 외에는 각자 개인적으로 표를 사서 들어왔다. 이들의 응원소리는 폴란드 관중들의 야유에 묻혀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집중력을 잃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한국은 전반에만 2골을 내줬다. 우르르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래도 후반들어 정신을 차렸다. 후반 막판 2골을 뽑아내며 동점까지 만들었다. 결국 2대3으로 졌지만 의미있는 장면들이었다.

실험도 있었다. 벤치 헤드셋을 시험했다. FIFA는 이번 월드컵부터 각 팀에 헤드셋과 태블릿 PC 등을 제공한 후 기자석에 3명의 코칭스태프가 앉아 벤치와 교신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팀의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와 가르시아 에르난데스 전력분석코치, 채봉주 비디오분석관이 기자석에 올라가 경기를 보면서 벤치와 실시간으로 교신했다.

신태용 감독은 "폴란드를 가상 독일이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했다. 전반전은 지키는 축구를 하려고 했다. 플랜B인 스리백을 가동했다. 그러나 수비 라인에 있는 선수가 일찍 다치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결국 플랜A를 가동했다. 폴란드도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도 그에 맞도록 최선을 다하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아쉬움이 컸다. 경기 후 만난 손흥민은 "2골을 먹고 시작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월드컵에서는 모두 우리보다 강팀이다. 골을 그렇게 내준다면 다른 경기를 할 때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독일은 폴란드보다 더 강하다. 이정도 준비로는 월드컵에서 창피당할 수도 있다. 경기장에서 나온 나쁜 점을 보완하되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희찬은 "모든 선수에게 좋은 경험이었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는데 그렇지 못해서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