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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공들인 4번 3루수 가르시아, 언제 제모습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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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존재감은 어느 정도일까.

이제 막 시즌이 시작됐는데 KBO리그를 처음 밟은 선수에 대한 평가는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예상은 가능하다. LG가 표방하는, 아니 류중일 감독이 숱한 우승을 일궈냈던 그 시절의 야구를 재현하려고 한다면 가르시아의 역할이 결코 작아서는 안된다.

가르시아는 쿠바 출신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활약했다. LG는 애틀랜타 구단에 이적료를 지불하고 가르시아와 협상을 벌였다. 보장 금액은 80만달러다. 이적료와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포함하면 100만달러를 훌쩍 넘는다. 직전 시즌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있던 선수가 방출돼 한국을 찾았다는 것은 뭔가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그것이 기술적 또는 신체적 결함이라 하더라도 받아들인 쪽은 감안하고 계약을 했을 것이다.

이제 겨우 3경기를 치렀다. 평가 자체가 우습다. 그러나 한 팀의 4번타자라는 역할을 짊어졌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르시아는 3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12타수 2안타)를 쳤다. 홈런과 타점은 아직 없다. LG 류중일 감독은 "히팅 포인트가 좀 늦은 감이 있다. 그래서 파울이 많다"며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볼을 고르는 능력은 있다. 잘 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르시아는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앞 4타석에서 무안타로 침묵하다 연장 10회초 선두 타자로 나가 우익수 옆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날리며 타격감을 확인했다. 안타는 추가했지만, 중요한 순간에서는 헛방망이질로 일관했다는 점이 LG로서는 아쉬웠다. 1회 2사 1루, 3회 무사 2루, 5회 무사 2루 등 그는 세 차례 주자있는 상황에서 한 번도 기여한 것이 없었다. 앞타자 박용택이 3안타를 쳤지만, 다음 타자 가르시아는 해결사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LG의 상대팀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4번타자 박병호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요청에 "1년 내내 든든할 것"이라는 말로 신뢰감을 나타냈다. 박병호는 5번 타석에 들어가 안타 2개, 볼넷과 사구 각 1개를 기록했다. 타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LG 투수들을 상대로 신중하게 공을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똑같은 4번 자리의 무게감이 달랐다는 이야기다.

가르시아는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경기를 그르쳤다. 2-1로 앞선 6회말 1사 만루에서 김민성이 친 땅볼을 잡아 2루로 던진 것이 옆으로 빠지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제대로 송구가 됐다면 더블플레이를 이룰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가르시아의 실책 때문에 LG는 역전을 당했고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가르시아의 역할은 4번타자와 수비의 핵심인 주전 3루수다. 아직은 적응이 덜된 모습이라 해도 책임이 막중하다. 시즌은 길다고 하지만, 이미지를 바꾸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