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핵타선'. 올해는 또 어떤 사고를 칠까.
SK의 2018 시즌 출발이 좋다. 개막 3연승. 메릴 켈리-김광현-앙헬 산체스 선발 3총사와 불펜의 좋은 투구도 있었지만, 기대를 모았던 타선이 활화산같이 터지며 경기를 쉽게 풀었다.
SK는 지난해 총 23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도 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홈런 타이틀 3연패 주인공이자 SK '홈런공장장' 최 정이 건재한 가운데 한동민 김동엽 등 기량을 꽃피워가는 거포들이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한국야구에 더 적응할 제이미 로맥은 홈런왕 후보로도 거론됐다. 이 외 수많은 거포 자원들이 마치 내부 경쟁을 하듯 홈런을 때려낼 것으로 예상됐다.
사실 희망의 청사진이었는데, 이게 시즌 개막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김동엽이 개막전 홈런 스타트를 끊었다. 27일 kt 위즈전에서는 앞선 2경기 잠잠하던 최 정이 터졌다. 한동민은 이에 질세라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한 경기 쉰 김동엽도 2호 홈런을 쳐냈다. 이외 나주환, 정진기가 마수걸이포를 이미 신고했다.
3경기 kt의 팀 홈런은 7개. 10개의 KIA 타이거즈에는 밀리고 있지만 KIA가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분위기를 타 6개의 홈런을 비정상적(?)으로 몰아친 걸 감안하면 전체적 페이스는 SK도 KIA에 못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개막 3연전 SK의 홈런수는 고작 1개 뿐. 그 때까지만 해도 SK가 홈런 새 역사를 쓸 것으로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는데, 올해는 시작부터 이런 무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또 다른 사고를 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개막 3경기가 홈런 치기 좋은 인천 홈경기였기에 가능한 것 아니냐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SK 선수들이 때려낸 7개 홈런을 보면 모두 다른 구장에서도 충분히 넘어갈만한 타구였다. kt전 김동엽이 친 타구가 우중간 펜스를 살짝 넘어갔는데, 우타자가 우중간으로 타구를 밀어내 홈런으로 연결시켰다는 자체가 대단했다. 비거리는 110m 이상이 충분하게 찍혔다.
믿고 보는 최 정에 한동민은 kt전 느린 커브를 받아쳐 대형 홈런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지난해 발목 부상만 아니었다면 30홈런을 충분히 넘겼을 한동민인데, 개막 이후 보여주는 타격 매커니즘을 보면 올해는 그 이상 기록도 기대 가능하다. 김동엽의 발전도 눈에 띈다. 지난해 22홈런 기록을 돌파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야구가 간절하다는 나주환이 지난해 19홈런 기록을 넘어 20홈런 이상을 기록할 지도 관심사다.
이 외에 아직 감을 잡지 못하고 있지만, 언제든 홈런을 터뜨릴 힘을 갖고 있는 로맥, 정의윤, 이재원까지 합세한다면 SK는 지난해보다 더 무시무시한 타격으로 리그 정상권 팀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 또, 지난해 세운 234홈런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