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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폴란드전 분석]37분 만에 접은 스리백, 포백도 반쪽…수비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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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독일전' 폴란드전에서도 수비 고민은 풀리지 않았다.

신태용호는 28일(한국시각)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안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대3으로 패했다. 비겼다.

이날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만날 것을 대비해 애초부터 전술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예상대로 스리백이었다. 장현수 김민재 홍정호가 맡았다. 좌우 윙백에 이 용과 박주호가 배치됐고 '중원의 사령관' 기성용의 짝으로는 정우영이 선택됐다. 스리톱에는 이재성 손흥민 권창훈이 섰다.

▶37분 만에 접은 스리백, 내려서기만 했다

폴란드는 경기 초반부터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좌우 윙백을 내려 5명이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훈련을 많이 하지 않은 것 치곤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 수비 형태가 개인 압박이 아닌 존 디펜스 형태로 섰기 때문에 상호보완이 잘 이뤄진 모습이었다. 또 전방 압박을 포기하고 전체적으로 라인을 내렸다. 5-4-1의 형태로 폴란드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역습이 원활하지 않았다. 스리백 전술을 구사할 때는 반드시 빠른 역습이 활용돼야 한다. 그러나 빠른 역습을 단행한 건 두 차례 뿐이었다. 전반 12분 손흥민의 패스를 이재성이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침투해 왼발 슛을 날려 폴란드 골키퍼 스체스니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전반 30분에는 상대 패스를 차단한 뒤 손흥민이 자신에게 연결된 공을 드리블로 돌파한 뒤 왼발 슛을 날렸지만 스체스니의 선방에 막혔다.

역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 중에는 너무 내려서기만 했기 때문이다. 상대 공격이 차단됐을 때 스리톱부터 2선 공격수들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공격에 가담해야 했지만 손흥민에 의지하는 모습이었다.

또 패스미스도 잦았다. 그러다 보니 손흥민에게 연결된 기회가 적었고 최전방에서 공을 소유해 미드필더들이 올라갈 수 있는 시간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신 감독은 전반 37분 스토퍼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은 투입하면서 4-4-2 전술로 돌아갔다. 그러나 포백 전환도 실패였다. 전반 막판 역습 때 수비가 뻥 뚫려 카밀 그로시츠키에게 추가 실점했다. 수비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울산도 버린 박주호 측면 카드, 장현수 제공권 장악 '심각'

스리백은 윙백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전술이다. 스리백이라고 해서 반드시 수비형 전술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좌우 윙백들의 폭발적인 공격가담으로 얼마든지 공격형 스리백이 완성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신태용호의 스리백에 유일하게 녹아들지 못한 선수는 박주호였다. 사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올 시즌 초반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있다. 측면 풀백으로도 세워봤는데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 감독은 울산도 버린 박주호의 측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주호의 움직임은 우왕좌왕했다. 오른쪽 측면 이 용보다 조직적으로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 올라온 크로스도 막아내지 못해 레반도프스키에게 위험한 헤딩 슛을 허용했다. 김승규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박주호와 함께 멀티 능력을 갖춰 줄곧 중용되고 있는 장현수도 심각한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바로 제공권 장악이다. 장현수는 이날 공중에 뜬 공을 상대 공격수와 경합해 처리한 것이 손에 꼽는다. 대부분 상대 공격수에게 뒤졌다. 지난 북아일랜드전에서도 마지막 실점 장면에서도 장현수의 제공권 문제가 지적됐다. 공중볼을 잘 처리하기 위해선 위치선정과 빠른 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장현수는 공중 자동문이나 다름없었다. 전반 32분 선제골 장면에서도 너무 뒤로 물러서있다 레반도프스키에게 헤딩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메인 수비 전술은 포백

신태용호는 후반에는 홍정호와 이 용을 빼고 윤영선과 최철순을 교체투입해 포백으로 나섰다. 실점을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공격이 됐다는 얘기다. 무조건 내려서서 움츠렸다가 한 방을 노리는 것도 어느 정도 공격이 이뤄져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신태용호는 후반 두 골을 넣었다. 이창민의 중거리 슛과 황희찬의 동점골이었다. 모두 역습 상황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스리백 전술에서도 이런 빠른 역습이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마지막 내준 골은 또 다시 아쉬움을 남겼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