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팀은 개막전엔 모두 1선발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2번째 경기에선 선발 선택이 달랐다. KIA 타이거즈(양현종)와 두산 베어스(장원준), NC 다이노스(제이크 배럿), 삼성 라이온즈(팀 아델만), 한화 이글스(제이슨 휠러), SK 와이번스(김광현) 등 6개 팀은 2선발이 그대로 나왔지만 롯데 자이언츠(윤성빈), kt 위즈(주 권), 넥센 히어로즈(최원태), LG 트윈스(김대현) 등 4팀은 2선발 대신 다른 투수들을 내보냈다.
결과는 선발 싸움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두산과 삼성만 2선발끼리 맞붙었고, 나머지 4경기는 2선발과 다른 선발들이 붙었는데, 삼성을 제외한 2선발을 낸 팀들이 승리하는 결과를 얻었고, 2선발을 내지 않았던 롯데,LG,넥센, kt 모두 패했다.
1선발급인 브룩스 레일리 대신 올라온 신예 윤성빈은 SK를 상대로 5이닝 동안 5안타(1홈런) 6탈삼진 2실점의 나름의 호투를 선보였으나 상대 SK 김광현은 5이닝 동안 3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롯데 타선을 묶었다. 5안타의 빈공을 보인 롯데는 0대5로 패해 2연패에 빠졌다.
LG도 2선발인 타일러 윌슨이 아닌 김대현이 등판했다. 김대현은 상대 2선발 베렛과 맞붙어 4회까지 1실점으로 잘 견뎠으나 5회말 무너지면서 결국 4이닝 동안 안타 4개에 4사구 5개로 4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LG 타선은 베럿에게 1점도 뺏지 못하고 3안타의 빈공 속에 1대7로 졌다.
전날 KIA를 5대4로 꺾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kt는 주 권을 올렸으나 1회에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2선발이라 할 수 있는 더스틴 니퍼트가 아직 등판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KIA 타선이 이범호의 스리런 홈런 등 대거 6득점하며 기선을 잡은 것. 여기에 지난해 MVP 양현종이 7회까지 kt 타선을 4안타 1실점으로 막아 kt에 반전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혹시나'를 기대했던 주 권은 3이닝 동안 9안타 7실점하며 시즌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개막전 승리를 거둔 넥센은 2차전서 제이크 브리검이 아닌 최원태를 냈다. 최원태가 지난해 한화전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게 이유. 최원태는 5이닝 동안 8안타 3실점으로 부진한 피칭을 하지는 않았지만 넥센 타선이 처음 만난 휠러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휠러가 7이닝을 4안타 1실점을 막고 데뷔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2선발끼리 붙은 삼성-두산전은 팽팽했다. 1회초 이원석의 스리런포 등으로 삼성이 대거 4점을 냈지만 두산이 차근차근 따라 붙어 4-4 동점을 만들었고, 상대 투수 아델만의 보크로 잡은 7회말 1사 3루이 기회에서 허경민이 천금같은 역전 1타점 희생플라이를 쳐 5대4로 승리했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1회 4점을 실점했지만 이후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아델만은 6⅔이닝 7안타 5실점을 했다. 불안한 모습도 있었지만 나쁘지 않은 구위를 보여줬다.
팀 사정상 2선발이 아닌 다른 투수를 내야했지만 결과는 나빴다. 어떻게보면 이게 정상일 수도 있을 듯. 선발 로테이션 변경이 초반 레이스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