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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감독, 감격의 첫 승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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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챙겨줬구나. 정말 고맙다."

지난해 말 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잡은 한용덕 감독이 공식 데뷔전 첫 승을 거두기 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개막전의 역전패를 딛고, 두 번째 경기였던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4대1로 승리하며 감독 첫 승을 따냈다. 한 감독의 얼굴은 만족의 미소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날 한화는 외국인 선발 제이슨 휠러의 빼어난 피칭 덕분에 이겼다. 자신의 공식 데뷔전이기도 한 이날 경기에서 휠러는 7이닝 동안 4안타(1홈런) 1볼넷 1사구 7삼진으로 1실점하며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 7회말 2사후 김민성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은 게 옥에 티였다. 휠러 역시 "6회 초이스에게 내준 2루타와 7회의 솔로홈런이 오늘의 유이했던 실수"라며 아쉬워했다.

타선에서는 2번 양성우와 3번 송광민이 나란히 3안타씩 기록하며 한 감독의 데뷔전 승리에 힘을 보탰다. 송광민은 3회 결승타점을 포함해 2타점을 기록했다. 휠러의 뒤를 이은 불펜진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9회 마무리 정우람도 1이닝을 퍼펙트로 끝내며 세이브를 추가했다.

투타에 걸친 모든 선수들의 활약이 한 감독의 의도대로 한치의 오차 없이 움직여준 것이다. 한 감독은 승리 자체보다 이런 점에 더욱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그는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선물하려고 모든 선수들이 다 열심히 해준 것 같다"며 기뻐했다. 특히 8회말 1사 후 등판해 서건창을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잡은 박주홍과 2사 1루에 나와 김태완을 삼진 처리한 박상원의 활약에 한껏 고무돼 있었다. 한 감독은 "무척 만족스러운 장면이었다. 바로 그런 모습이 내가 기대했던 바다. 한화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이 잘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 감독의 데뷔전 승리 기념구는 선발 포수 최재원이 특별히 챙겨놨다가 경기 후 선물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더그아웃에 돌아온 한 감독은 프런트 직원으로부터 기념구를 선물받고는 크게 기뻐하며 누가 챙겨줬는지 물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재훈이 "마지막 승리구를 제가 특별히 챙겼다"고 자진신고했다. 한 감독은 감격스러워하며 최재훈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고척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